투르 드 코리아 2016 ‘구간 산악왕’ 김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6일 18시 11분


코멘트
차를 타고 오르막길을 갈 때 5%, 15% 등의 숫자가 써 있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 맞바람만큼이나 힘든 것이 오르막길이다. 경사도는 %로 나타내는데 수평 거리에 대한 수직 높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각도와는 다르다. 경사도가 5%만 돼도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투르 드 프랑스 등 해외 대회에는 20%가 넘는 곳도 있다.
산악 구간은 5등급으로 구분한다. 가장 쉬운 4등급은 경사도 5%에서 2km이거나 경사도 2~3%에서 5km 이하의 구간이고, 3등급은 경사도 10%에서 1.5km이거나 경사도 5%에서 8km 이하의 구간이다. 가장 높은 HC등급은 평균 경사도 7.5%에서 10km이거나 경사도 6%에서 25km를 달려야 한다. 이번 투르 드 코리아(TDK) 2016에는 3등급 산악구간이 4개, 4등급 4개 등 총 8개의 산악 구간이 있다.

6일 경북 구미를 출발해 전북 군산까지 이어진 TDK 2016 제2구간은 전체 8구간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길고(235.2km) 유일하게 산악 구간이 2개인 구간이다. 이날 구간 우승은 ‘사이클의 본고장’ 유럽의 프로 콘티넨털팀인 원프로(독일) 소속의 크리스 오피에(29·5시간43분11초)가 차지했다. 하지만 구간 산악왕의 영광은 한국의 김현석(21·국민체육진흥공단)에게 돌아갔다.

산악 구간은 정상에 오른 순서로 포인트를 주는데 등급에 따라 다르다. 4등급은 1~3위가 각 4, 2, 1점이고 3등급은 1~4위가 각 6, 4, 2, 1점이다. 김현석은 53.6km 지점에서 시작해 2.4km를 달려야 하는 3등급 산악 구간 부항령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6점을 얻었다. 전날 구간 산악왕에 오른 장경구(26·코레일)와 주강은(20·국민체육진흥공단)이 그 뒤를 이으면서 이날 산악 구간 1~3위를 한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고교 시절 단거리 최강자였던 김현석은 “산악왕은 처음이다. 수준 높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강원체고 선배인 (장)경구 형처럼 사이클로 성공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병일 감독은 “김현석과 주강은에게 앞으로 치고 나가라고 지시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는데 능력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재 올림픽 포인트 1위인 김옥철(22·서울시청)은 이틀 연속 ‘베스트 영 라이더’로 뽑혔다. 그는 “너무 힘든 레이스였다. 현재 올림픽 포인트 1위인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구간에서 꼭 올림픽 포인트를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성주 객원 해설위원(전 대한사이클연맹 사무국장)
구미군산=이승건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