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강행군 피로? 리우 본선행 생각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9일 05시 45분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가 배출한 세계 최정상급 스타다. 터키 리그를 마치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김연경은 14일부터 시작하는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전에서 반드시 본선 티켓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가 배출한 세계 최정상급 스타다. 터키 리그를 마치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김연경은 14일부터 시작하는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전에서 반드시 본선 티켓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 올림픽 예선 앞둔 여자배구 에이스

이탈리아·일본 등 강적 대결 서브로 승부
선수단 분위기 예전과 달라…본선 꼭 갈것
리우가 마지막?도쿄 올림픽도 뛰고 싶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에이스는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이다. 2012런던올림픽 4위,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는 김연경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 공격은 물론 서브·블로킹·리시브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1∼2012시즌부터는 세계 3대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터키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도 아닌 터키리그, 그것도 한 팀에서만 5시즌을 뛴 장수 외국인선수다. 그 자체로 김연경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연경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국제대회 첫 금메달의 숙원을 풀었다. 다음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숙적 일본에 패해 4위를 차지했을 때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기에, 리우올림픽 메달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클 터.

그러나 일단 예선을 통과해야 다음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은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개최국인 일본을 비롯해 이탈리아, 네덜란드, 도미니카공화국 등과 경쟁해야 한다. 6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김연경은 터키리그를 모두 마치고 2일 귀국, 단 하루만 쉬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피곤한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자와 마주앉은 김연경은 “컨디션 관리하면서 훈련 잘하고 있다.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2016리우올림픽 본선행에 대한 열망을 드러낼 때는 베테랑의 품격이 느껴졌다.

-대표팀 소집 때만 만나는 것 같다. 한국 팬들이 터키리그에서 뛰는 김연경의 모습을 접할 기회가 과거보다 줄어든 듯하다.

“처음에는 터키리그도 중계방송을 했었는데 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그게 아쉽지만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생각하기보다 일단 내가 잘해야 한다.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웃음)”

-소속팀이었던 페네르바체 동료들도 입단 당시와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외국인선수는 나만 빼고 매년 바뀌었다. 처음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2011∼2012시즌 함께 뛴 선수들 중 센터 에다 에르뎀, 리베로 멀브 달베르, 그리고 나를 제외하면 모두 바뀌었다. 그렇게 3명은 서로 의지하면서 뛰고 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합류했다. 오래간만에 대표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아직 손발을 많이 맞춰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더 맞춰봐야 할 것 같다. 수비 라인이나 토스 콤비네이션 등은 아직 잘 안 맞는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언니들이 많이 들어와서 한층 안정된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점차 맞춰질 것으로 본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여자배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의지가 더 강할 것 같다.

“일단 (리우올림픽) 본선에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2회 연속 본선에 진출해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 4년 전에 내가 런던에 다녀왔기에 올림픽이 얼마나 큰 대회인지 잘 알고 있다. 꼭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그 다음 목표도 설정했나.

“지금은 본선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는다. 일단 예선을 통과한 다음에는 본선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지 않겠나.(웃음) 지금은 일단 예선 통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와 달리 선수단 분위기나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선수들도 예선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자주 소통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회 일정을 보면 강행군의 연속이다. 경기 시간도 제각각이다.

“오전 10시부터 경기하는 일정도 있다. 적응하기 쉽진 않겠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받아들이고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이 강적이다. 우리 팀의 열쇠는 서브다. 얼마나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리우올림픽이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나는 아직 스물아홉 살이다.(웃음) 더 해야 한다. 가능하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뛰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주어진 일에(리우올림픽 예선통과)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도쿄올림픽도 기회만 온다면 나가서 뛰고 싶다. 지금은 리우행에만 집중할 것이다.”

-김연경의 배구인생을 100으로 봤을 때 지금은 몇% 정도 왔나.

“50%는 넘은 것 같은데. 100% 모두 채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더 남았다.”

진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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