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복덩이가 된 용병 마에스트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8일 05시 45분


코멘트
한화 마에스트리. 스포츠동아DB
한화 마에스트리. 스포츠동아DB
‘너마저 없었더라면….’

한화가 새 외국인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 덕에 한숨을 돌렸다. 마에스트리는 26일 대전 KIA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구속 145km의 직구(26개)와 시속 120km를 넘나드는 커브(29개)를 중심으로 싱커·투심패스트볼(17개), 포크볼(11개)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팀 3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마에스트리가 이날까지 거둔 승수는 팀 전체 승리(4승16패)의 절반인 2승. 게다가 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2차례였는데 혼자서 해냈다. 팀이 최하위로 처진 상황에서 연패를 두 번이나 끊어내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실 마에스트리의 활약 여부는 팀 내에서도 의문부호가 따랐다. 한화 김성근(74) 감독은 영입 당시 “좋으면 1년 내내 같이 가고 아니면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기량을 확신하지 못했다. 한화의 시즌 전 마운드 구상은 기존의 에스밀 로저스(31)와 새 외국인투수를 원투펀치로 운용할 생각이었지만, 영입이 늦어져 애를 먹었다. 결국 개막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서둘러 데려온 선수가 바로 마에스트리였다.

불확실한 기량에도 한화가 마에스트리에게 기대를 건 이유는 그의 독특한 야구 이력 때문이다. 2005년, 고향 이탈리아에서 데뷔한 마에스트리는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타지 생활을 시작했다. 시카고 컵스 싱글A팀과 계약을 맺고 빅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 후 미국 독립리그와 호주, 이탈리아, 일본을 오가며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마침내 한국에서 제 역할을 찾은 마에스트리는 로저스가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마에스트리는 26일 승리 후 “한국에서 늘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한국 무대에서의 의지를 내비쳤다.

대전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