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타율 꼴찌 ‘SK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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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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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홈런 10개지만 팀 타율 0.237
정경배 타격코치 “자기 스윙하라”


SK는 11일까지 팀 홈런 1위(10개)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타선을 구축한 효과가 시즌 초부터 나온 결과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팀 타율은 꼴찌(0.237)다.

‘공갈포’, ‘뻥야구’ 소리를 듣기 딱 좋은 성적이다. 정확성은 최악인데 한 방으로 점수는 난다. 그 결과, 3연패 뒤 4연승이란 결과를 얻었다. 5승4패를 기록 중인 SK는 홈런 없이 승리한 게 단 1경기에 불과하다. 또 1점차 승부가 무려 4차례였다. 홈런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얘기다.

흔히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SK 타자들도 대체적으로 안 좋은 흐름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빨리 하향세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이에 대해 “수학공식 같으면 쉽겠지만 타격은 정말 복잡한 것이다. 결국 훈련과 멘탈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SK는 어떻게 타격훈련을 하고 있을까. 정경배(사진) 타격코치는 “안 맞아도 자기 스윙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흔히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많은 타자들이 타율이 떨어졌을 때 공을 정확히 맞히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정 코치는 이 부분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타율이 한 타석, 한 타석에 따라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지금 1할을 치고 있다고 공을 갖다 맞히려고 해서 되겠나. 그럼 현재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코치의 말대로 표본이 적기 때문에 타율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슬럼프 극복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문제점 파악’이다.

정 코치는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선 맞혀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카운트에서 타격이 위축돼선 안 된다. 최정도 그렇고, 심지어 고메즈도 공을 맞히려다 스윙이 무너지더라. 그래서 선수들에게 안 맞아도 계속 ‘네 스윙을 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 스윙’을 강조한 결과 슬럼프 극복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물론 홈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정이 적절한 예다. 지난주 주중 롯데 3연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매경기 안타를 기록했다. 9일과 10일에는 홈런포도 가동했다. 9일 경기 3안타를 비롯해 타구가 점차 배트 중심에 맞고 있다.

이처럼 자기 스윙을 한 결과가 홈런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팀 타율 꼴찌에 팀 홈런 1위라는 ‘기현상’은 점차 사라지고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올해 SK는 ‘타격의 팀’이다. 1번부터 9번 타순까지 언제 어디서든 홈런이 나올 수 있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했다. 결국 SK 성적은 타선에 달려있다. 슬럼프에 맞서는 SK의 자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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