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성환-안지만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7일 05시 45분


삼성 윤성환-안지만(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안지만(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불법도박 의혹 이후 첫 선발등판
6이닝 4실점…개인 통산 100승
안지만은 1이닝 2K 무실점 호투


불법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 윤성환(35)과 안지만(33)이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윤성환은 6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1홈런) 1볼넷 3삼진 4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역대 25번째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2일 대구 kt전 이후 187일만의 1군 선발 등판이었지만 스피드, 제구력, 경기운영능력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베이스 커버와 같은 수비도 무난히 소화했다. 11-6으로 앞선 9회 등판한 안지만도 1이닝을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경기를 종료했다.

삼성으로서는 윤성환과 안지만의 호투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덕아웃은 평소보다 차분했다. 선수들은 묵묵히 훈련에 집중했고,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윤성환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안지만과 함께 마카오 카지노에서 불법도박을 한 의혹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이 예고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직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죄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그를 등판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올 시즌 마무리로 낙점된 안지만에 대해서는 “세이브 상황에서 무조건 나간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류 감독은 “죽겠다”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늘 야유가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윤성환과 안지만이 1군에 합류한) 지난 일요일(3일)에 내 방에 왔을 때 ‘잘 견뎌야한다’고 했다. 또 본인들이 (야구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류 감독이 우려했던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윤성환은 1회초 삼성 공격이 끝난 뒤 1회말 수비 때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더 고요한 상태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9회 안지만이 등판했을 때 야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긴 했지만 이내 조용해졌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이날 야구선수로서 건재함을 알렸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을 멀다. 죄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죄가 입증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거론됐다는 것조차 프로야구선수로서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 이날 승리도 그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속죄의 첫 걸음일 뿐이다. 윤성환 경기 후 “마운드에 담담하게 올랐다. 연습경기가 부족해 정상적인 준비를 하지 못해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팀 승리에 기여해 좋다”면서 “통산 100승은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개인 승리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하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원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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