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사나이 잭슨의 ‘화려했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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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30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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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조 잭슨. 스포츠동아DB
오리온 조 잭슨. 스포츠동아DB
美 대학농구 MVP 후보…키 작아 NBA행 좌절
오리온서 기량 만개…챔프전서 득점기계 진가


오리온 포인트가드 조 잭슨(24·180.2㎝)은 ‘2015~201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최고의 흥행작이다. 정규리그 내내 오락가락해 오리온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아프게 했지만, PO에선 눈에 띄게 좋아진 경기력으로 승부를 지배했다. KCC와의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선 용병 1명만 뛰는 4쿼터에 ‘득점기계’ 애런 헤인즈(35·199㎝)의 존재감마저 지워버렸다. 확고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사실 잭슨의 아마추어 경력은 매우 화려하다. 고교와 대학 시절 주목받은 유망주였다. 고교 재학 중 총 3451점을 넣어 해당 지역 출신 고교선수 역대 최다득점 2위에 올랐다. 전미 고교선수 올스타전에도 초대받았다. 멤피스대학에 입학해서도 꾸준하게 활약했다. 2010년 신입생 시절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학년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콘퍼런스 최우수선수(MVP)를 연속 수상했다. 2012~2013시즌에는 팀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64강 토너먼트에 올려놓았다. 32강에서 탈락했지만, 잭슨은 2014년 2월 전미대학농구 MVP 후보 30명에 포함됐다.

그러나 2014년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외면 받았다. 키가 너무 작았다. NBA 하부리그인 D리그에서 재출발해 피닉스 선즈와 계약했지만 버티지 못했다. D리그 생활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잭슨이 새롭게 도전한 무대가 KBL이다. 이력은 화려했지만, KBL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 개인플레이 성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오리온 코칭스태프는 그가 팀에 녹아들기를 바랐지만 쉽지 않았다. 정규리그 내내 코칭스태프와 이른바 ‘밀당’을 거듭했다. 결국 잭슨이 플레이 스타일을 약간 바꾸면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얻었고, 팀의 핵심전력으로 급부상했다.

잭슨이 PO 무대에서 더욱 주목받은 데는 그의 성향도 한몫했다. “MVP를 받으면 이력서에 한 줄 추가될 뿐이다”, “내가 슛을 많이 쏘면 코칭스태프가 뭐라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한다”, “수비 좋은 KCC 신명호? 수비는 모비스가 더 잘한다” 등등 톡톡 튀는 말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잭슨의 화려한 플레이와 입담이 ‘봄 농구’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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