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에 의한… 시몬을 위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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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 남자배구 챔프전 2연패… 주전 세터-센터 부상 팀워크로 극복
봄배구 10승 1패… 단기전 강자로

막내들이 제대로 막을 내렸다.

프로배구 제7구단 OK저축은행이 24일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1(25-20, 25-15, 19-25, 25-23)로 꺾었다. OK저축은행은 3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 2연패에 성공했다. 창단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단기전의 강팀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부터 포스트시즌에서는 10승 1패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주전 세터 이민규(24)와 주전 센터 김규민(26)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역대 포스트시즌 진출 팀 중 최약체’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팀워크로 약점을 극복했다.

중심을 잡아준 건 역시 ‘시몬스터’ 시몬(29·쿠바)이었다. 시몬은 챔피언결정전 네 경기에서 120득점(공격성공률 58.7%)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시몬은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29표 중 17표(58.6%)를 받았다. 시몬은 이날도 32점을 올렸다. 총 64점을 올린 송명근(23)이 MVP 투표에서 두 번째로 많은 10표를 받았다.

경기 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정말 우승할 줄 몰랐다. 오늘 범실(42개)이 많았는데 강한 서브가 통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후반기에 선수들이 다 빠지고 무너질 때는 ‘어떻게 해냐 하나’ 답답했는데 어느 순간 선수들이 흥이 나서 뛰는 게 보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어떤 작전을 써도 찜찜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팀이었다. 선수 구성이 다양하고 빠른 선수들이 많아 앞으로 더욱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3차전 때 ‘스피드 배구’를 앞세워 기사회생에 성공했던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은 이날 선수들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한 세트를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우리가 뚫기에 OK저축은행은 너무 단단한 팀이었다. 내년 시즌에 스피드 배구를 더욱 가다듬어 다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이날 우승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코트 위에 서서 OK저축은행을 축하해줬다.

OK저축은행이 올 시즌 우승하면서 역대 12차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정규리그 1위 팀이 6번,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6번 정상을 차지하게 됐다.

안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자배구#ok저축은행#챔피언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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