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백 과감한 허슬 플레이, 수비불안 전북 숨통 트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7일 05시 45분


전북현대 최규백. 스포츠동아DB
전북현대 최규백. 스포츠동아DB
임종은도 날카로운 침투 패스 등 제 몫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는 지난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아시아 챔피언을 목표로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전방에 무게를 실었다. 최전방과 공격 2선에 영입이 집중됐다. 수비진에는 임종은(26)만 합류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탄탄한 구성이 이뤄졌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직전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중앙수비수 김기희(27)가 상하이 선화(중국)로 떠났다. 타격이 컸다. 포백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남은 자원은 김형일(32)과 임종은이 고작이었다. 나머지는 김영찬(23)과 신예들. 당연히 뒷문단속이 화두가 됐다. 김기희의 이적 직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차 등록(조별리그∼16강)이 마감된 가운데, K리그에서만이라도 활용 가능한 베테랑 수비수 영입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아니나 다를까. 불안은 현실이 됐다.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경기에서 내리 실점했다. 이후 12일 FC서울과 정규리그 개막전을 1-0으로 마쳤다. 그러나 전혀 만족할 수 없었다. 선수 구성에서 고민이 묻어났다. 이날 전북은 스리백 수비진을 구축했다. 기존 중앙수비수로는 김형일만 투입됐고, 남은 자리를 수비형 미드필더 최철순(29)과 이호(32)가 책임졌다. 서울이 전북의 스리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지만, 김기희가 있었다면 굳이 택하지 않아도 될 변칙 전략이었다.

이에 따라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빈즈엉(베트남)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수비진 구성에 관심이 쏠렸다. 조 1위 탈환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최 감독은 뜻밖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인 최규백(22)이었다. 김영찬과 고민하다 전날(14일) 마음을 굳혔다. 전북은 쉼표가 필요한 김형일을 출전 엔트리(18명)에서 완전히 제외한 채 임종은과 최규백에게 중앙수비를 맡겼다.

다행히 둘은 제 몫을 해냈다. 킥오프 초반 잠시 손발이 맞지 않아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으나 금세 안정을 찾았다. 처음 안착한 전북에서 다소 헤매던 임종은은 팀 특유의 템포와 리듬에 맞춰갔고, 때때로 빈즈엉의 밀집수비를 흔드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연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감격의 프로 데뷔전에 나선 최규백 역시 나쁘지 않았다. 대구대 주장 출신으로 ‘될성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은 그는 1월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에서 이뤄진 수차례 연습경기에 투입돼 감각을 끌어올린 데 이어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맞서 과감한 허슬 플레이와 적극적인 빌드-업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팀의 2-0 승리와 2경기 연속 무실점에 큰 역할을 했다.

“결과만큼 내용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좋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며 불만을 드러낸 최 감독도 “(최규백은) 팀 훈련에서 장점을 많이 보여줬다. 이런 경기에서 실험이 필요했는데 무난히 잘해줬다. 중앙수비는 경고와 부상 등이 많은 포지션”이라고 가능성을 보인 수비진을 칭찬했다. 최규백은 “이토록 빠른 데뷔는 생각지 못했다. (골키퍼) 권순태 형이 ‘네가 실수해도 내가 다 막아준다’고 격려해줘 더욱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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