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축구국가대표팀, 소속팀서 많이 못 뛴 선수도 소집…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5일 05시 45분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3명의 선수를 발탁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3명의 선수를 발탁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

슈틸리케 “이번에 한해” 자신감 찾기 주문
박주호·이청용·지동원 등 레바논전 포함
월드컵 亞 2차예선 6전승 성과 기여 인정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간에 한국축구 ‘형님’과 ‘아우’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과 올림픽대표팀 신태용(46)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3월 실전 시리즈에 출격할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각각 발표했다. 국가대표팀은 24일 경기도 안산에서 레바논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7차전을 치른 뒤 27일 방콕에서 태국과 원정 평가전을 펼친다. 올림픽대표팀은 25일(경기도 이천)과 28일(경기도 고양) 알제리와 2차례 친선경기를 벌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들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선전을 노리는 올림픽대표팀의 전력강화 차원에서 선수 차출이 용이한 A매치 기간에 맞춰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21일 나란히 안산과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각각 소집돼 담금질에 들어간다.


국가대표=배려&경고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23명 가운데 절대다수가 해외에서 뛰고 있다. K리거는 3명에 불과하다. 골키퍼 3총사마저 전부 일본 J리그 소속이다. 현실적 선택이었다. K리그가 갓 개막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유럽 리거들을 대거 호출했다. 대부분이 납득할 만한 활약을 꾸준히 펼쳐온 반면,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제 자리를 잡지 못한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이 후자에 해당한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 대표팀에서 멀어질 수 있다. 오는 문도, 나가는 문도 열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선택은 다소 의외였다. 박주호 등은 팀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전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감독 입장에선 스스로 내뱉은 말을 뒤집었다는 혹평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제자들을 불러들였다. 믿음이었다. “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선수들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던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뽑아선 안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아시아 2차 예선에서 6전승을 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이들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분명한 단서를 달았다. ‘이번에 한해’, ‘보답의 차원’ 등의 표현을 썼다. 3월 A매치 2연전에서 자신감을 되찾되, 냉정히 상황을 살피라는 의미다.

● 올림픽대표=황희찬&이승우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3월 명단에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포함되지 않았다.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한 애제자를 제외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일종의 배려였다. 컨디션 저하를 호소하는 황희찬에게 쉴 시간을 마련해주는 한편, 잘츠부르크를 향한 무언의 압박이 담겼다. 리우올림픽 본선에 앞서 선수단을 소집할 때 최대한 이른 시점에 불러들이기 위한 사전작업이기도 하다.

성인무대에 갓 데뷔한 이승우(18·FC바르셀로나)에 대한 생각도 분명했다. 굳이 연령대를 꽉 채우지 않고 인력풀을 구성해온 신 감독이다. 자연스레 이승우의 발탁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현 시점의 답은 ‘노(no)’다. 신 감독은 “구상에 없다. 이제 막 성인팀에 데뷔했다. 시간이 있다. 정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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