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한 가운데,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발언이 눈길을 모았다.
진 교수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알파고가 이긴다고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애초에 ‘인간의 존엄’이란 인간에 대한 객관적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자신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기 때문”이라며 “계산기가 계산능력에서 인간을 능가했다고, 어디 인간이 그로 인해 덜 존엄해졌던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체스에서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 시점이 예상보다 좀 빨리 왔을 뿐”이라며 “또 기계가 인간보다 바둑을 더 잘 둔다고 해서 인간의 바둑이 의미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가 있다고 어디 육상경기가 없어지던가”라고 전했다.
진 교수는 “그래봤자 그 기계도 결국 인간의 두뇌로 프로그래밍한 것”이라며 “컴퓨터라 하면 과거엔 데카르트식 합리주의 기계를 떠올렸다면, 딥러닝은 거기에 영국철학의 경험주의 모델을 결합시킨 겁이다. 그래서 놀랍게 여겨지는 거다. 그것도 곧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도 덧붙였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이날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했다. 알파고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불계승을 거뒀다. 제3대국은 1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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