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넥센의 향후 3년, 올 시즌에 달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4일 05시 45분


넥센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며 팀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에 대해 “물음표를 얼마나 느낌표로 바꾸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올 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며 팀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에 대해 “물음표를 얼마나 느낌표로 바꾸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올 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전지훈련 끝낸 염경엽 감독의 소회

박정음·박주현·김택형 등 캠프 통해 성장
디테일 야구는 진행형…완성도 50% 수준


“2016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

넥센은 2015시즌이 끝난 뒤 중심타자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과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세이부), 마무리 손승락(롯데)이 줄줄이 떠났다. 한현희(팔꿈치 수술)의 이탈도 모자라 조상우마저 지난달 28일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했다. 조상우는 29일 팔꿈치 피로골절이라는 정밀검진 결과를 받아들었다. 장기 공백이 불가피하다. 그야말로 기둥뿌리가 모두 뽑힌 것이다. 이에 따라 시즌 전부터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더욱 많아졌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48) 감독은 의연했다. “(조)상우를 1년간 쉬게 하겠다”며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일찌감치 ‘디테일 야구’라는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며 ‘실점 100점 줄이기’를 목표로 내걸었던 염 감독은 캠프 내내 수비, 주루는 물론 견제동작, 슬라이드스텝 등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1차 캠프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한 수비·주루훈련을 통해 얻은 것들을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실행에 옮겼다. 선수들은 9차례 연습경기에서 6승1무2패의 성적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었다. 2일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연습경기 직후 기자와 마주앉은 염 감독은 1·2차 캠프를 돌아보며 올 시즌 구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1·2차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총평해달라.

“볼넷을 줄이기 위해 투수들에게 ‘3구 이내에 타자와 승부하라’고 했다. (볼넷이) 종종 나왔지만 과거보다 많이 줄었고, 갈수록 공격적 투구를 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좋은 감각을 정규시즌까지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캠프 때 연습했던 대로 해야 비전이 있다. 지난해보다 젊어진(평균 연령 25.6세) 만큼 과감하고 당당한 플레이를 요구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캠프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한 선수 꼽는다면.

“야수는 박정음, 투수는 박주현, 김택형, 신재영이다. 올해는 투수들이 해줘야 한다. 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캠프에선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도 중요했지만, 팀의 기둥인 야수들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우리 팀에 남아있는 물음표를 얼마나 느낌표로 바꾸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진다. 2016년은 넥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한 해다. 올 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

-부상자 없이 잘 왔는데, 조상우의 이탈이 아쉬울 것 같다.

“아쉽진 않다.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선발투수로서 (조)상우는 물음표였다. 팀 사정상 기회를 빨리 준 것인데, 어찌 보면 잘된 일이다. 잠깐 선발로 던지고 중간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상우는 앞으로 쭉 선발로 자리 잡아야 한다. 올해 회복되더라도 더 쉬면서 내년에 완벽한 선발로 준비시킬 것이다. 구종도 더 개발해야 하고, 기술적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선발로) 확실히 준비할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전 중견수로 점찍은 임병욱은 생각대로 올라오고 있나.

“한 단계씩 밟아나가는 과정이다. 일단 주전이라는 명칭을 준 것뿐이다. 상황에 따라 (강)지광이나 (박)정음이가 나갈 수도 있다. 병욱이에게 가장 먼저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마음 편히 먹고 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올 시즌 투·타의 키플레이어를 꼽는다면.

“지난해까지는 3∼4점을 줘도 우리가 6점을 뽑았으니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1점을 주더라도 어렵게 줘야 한다. 우리 팀의 상황에 키플레이어 한 명을 꼽기는 어렵다. 전력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황이 아니라, 팀을 만드는 단계다. 지난해에는 4번타자 박병호, 1선발 밴 헤켄이 제 역할을 해주면 계산이 섰다. 올해는 다 잘해줘야 한다. 지난 3년간 개인의 능력을 모아 결과를 얻었다면, 올해는 팀이라는 틀 안에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작은 플레이에도 더 집중해야 한다.”

-디테일 야구는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보나.

“50% 정도다. 우리 팀은 아직 진행형이다. 정규시즌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만들어나가야 한다.”

-5강이 목표라고 했다. 팀을 만들면서 성적도 내겠다는 의미인가.

“팀이 만들어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5강 진입 여부가 갈릴 것이다. 생각대로 되면 5강 도전도 가능하다. 마음 같아선 5강이 아니라 4강에 들고 싶다. 목표 승수는 75승이다.”

-캠프에 앞서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전반적인 전망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초반에 무너지는 팀이 있으면 치고 나가는 팀도 나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만만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쉽게 무너지는 팀은 없을 것이다. 일단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그 뒤는 아무도 모른다. 운에 맡겨야 한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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