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택 유격수 만들기…훈련 또 훈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일 05시 45분


롯데 오승택. 스포츠동아DB
롯데 오승택. 스포츠동아DB
고질적 송구 불안, 반복 훈련으로 교정 중

롯데는 1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미야자키로 이동해 두산과 평가전을 치렀다. 조원우 감독 취임 이후 국내구단과의 첫 대결이었다. 롯데 내야진은 두산 못지않은 수비력을 보여줬다. 조 감독이 평가전에 붙박이로 기용하며 집중 점검하고 있는 유격수 오승택(25)은 7회까지 자신의 앞으로 온 4개의 땅볼을 안정되게 처리했다. 그런데 8회 까다로운 땅볼이 날아왔고, 오승택은 잡지 못했다. 실책으로 기록됐다. 두산 덕아웃에선 “역시 오승택!”이라는 장난 섞인 야유가 들렸다. 그러나 오승택은 동요하지 않았고, 8회 내야 뜬공을 실수 없이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오승택 유격수 만들기’ 프로젝트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와 가고시마 2차 캠프를 거치며 롯데가 가장 공들인 작업 중 하나다. 야구인들 사이에선 ‘잡는 것은 반복훈련으로 향상돼도 던지는 것은 못 고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오승택의 송구 불안은 ‘불치병’처럼 여겨졌다.

오승택의 타격능력이 아까워 롯데는 1루수로도 써봤다. 그러나 1루 수비가 익숙할 리 없었고, 1루에 오승택을 두면 1루 자원은 넘치는데 유격수는 모자라는 어려움이 생겼다. 오승택이라는 물음표에 직면한 조 감독은 ‘어떻게든 유격수로 키운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내야수 출신인 김태균 수석코치가 거의 전담코치처럼 붙었다.

조 감독이 오승택을 믿은 것은 SK 최정(29)의 변화를 봤기 때문이다. “최정도 송구가 불안했던 선수였다. 오죽하면 외야로 돌려야 한다는 얘기마저 있었다. 그러나 최정은 어깨 자체가 약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서 훈련을 통해 교정할 수 있었다.” 오승택도 마찬가지로 수비범위는 괜찮다. 선천적 자질은 갖췄기에 나머지는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오승택이 순조롭게 정착하면 수비형 베테랑 유격수 문규현(33)과 더불어 롯데의 내야 선택지가 늘어난다. 장타를 칠 줄 아는 오승택이 들어오면 타선의 무게감도 강화된다. 최정 같은 대형 내야수를 롯데에서도 볼 수 있을지 새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

미야자키(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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