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머스 오픈 준우승 최경주, 세계랭킹 137위 스피스 잡은 송영한, 단숨에 세계랭킹 113위 김시우, 세계랭킹 포인트 무려 23.18점 추가 2명 출전권…세계랭킹 27위 안병훈만 유력
‘올림픽 출전 티켓을 잡아라!’
남자골프의 올림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안병훈(25·CJ)과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의 2강 구도에서 베테랑 최경주(46·SK텔레콤), 다크호스로 떠오른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과 김시우(21·CJ)가 가세하면서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 티켓은 안병훈(세계랭킹 27위)과 김경태(66위)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PGA투어가 개막하고 아시안투어까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안병훈의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한 장의 티켓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경쟁에 불을 지핀 건 송영한이다. 1일 싱가포르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단숨에 113위로 뛰어올랐다. 하루 사이 91계단이나 끌어올린 송영한은 안병훈, 김경태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세 번째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최경주(46·SK텔레콤)는 직접 선수로 뛸 가능성도 생겼다. 2일(한국시간) 끝난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준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37위까지 높아져 후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만 세계랭킹 포인트 32.4점을 획득, 지난주 334위에서 137위(평균 1.198점)까지 수직 상승했다.
김시우의 상승세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시우는 지난해 말 272위로 올림픽 출전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니오픈 4위(13.82점), 커리어빌더챌린지 공동 9위(5.8점),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공동 18위(3.58점)를 기록하면서 3개 대회에서만 세계랭킹 포인트를 무려 23.18점 추가했다. 특히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부터 출전한 PGA투어 8경기에서 6차례나 톱25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은 171위(평균1.02점)로 경쟁자 중 순위가 가장 낮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김경태는 올림픽 티켓 사냥을 위해 갈 길이 바빠졌다. 다소 불리한 면도 있다.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경태의 경우 우승하더라도 많은 점수를 획득하기 힘들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세계랭킹 포인트는 평균 15점 내외여서 PGA투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김경태는 시즌이 개막하는 4월까지 출전할 수 있는 대회도 많지 않다. 개막 전까지 PGA투어 1∼2개에 초청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세계랭킹은 최근 52개 대회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최근 13주 대회 성적은 약간의 가산점이 붙는다. 따라서 최근 성적이 좋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올림픽 출전 최종 마감일은 7월11일이다. 출전 티켓은 국가별 쿼터가 적용된 세계랭킹 순위(올림픽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세계랭킹 15위 이내에선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고, 이후 순위부터는 최대 2명이 출전권을 받게 된다. 현재까지의 순위대로라면 2장으로 안병훈과 김경태의 출전 가능성이 높지만, 7월까지 투어가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어서 언제 순위가 바뀔지 알 수 없다. 갑자기 달아오른 남자골퍼들의 올림픽 출전 경쟁이 흥미진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