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테임즈와 KIA 브렛 필에게 배워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5일 05시 45분


NC 테임즈- KIA 필(오른쪽). 스포츠동아DB
NC 테임즈- KIA 필(오른쪽). 스포츠동아DB
한국 언어와 문화 익히며 소속팀에 융화
실력+성실함 갖춘 외국인선수 모범사례


KBO리그 외국인선수 몸값이 200만달러(약 24억원)에 육박했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는 190만달러(약 22억8000만원)에 잔류했고, KIA 헥터 노에시는 170만달러(약 20억4000만원)에 사인했다. 그러나 높은 금액만큼 중요한 것은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이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최고 연봉(100만달러·약 12억원)을 받은 LG 잭 한나한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32경기 만에 퇴출됐다. 몸값이 얼마든 KBO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불명예스럽게 퇴장해야 한다.

모범사례는 있다. NC 에릭 테임즈는 2015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그가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한국문화를 이해하려는 숨은 노력이 있었다. 테임즈가 NC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의미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한글을 읽을 수는 있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 덕분에 빠르게 팀원으로 녹아들었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젊은 선수들의 모범이 됐다.

KIA에서 3년째 뛰고 있는 브렛 필도 KBO리그에 연착륙한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2014년부터 2년 연속 타율 3할(0.309·0.325)에 두 자릿수 홈런(19개·22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0타점(101타점)을 넘기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필 역시 한국에 오자마자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한국어 인사를 준비할 정도로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이뿐 아니다. 대개 아내가 임신하면 출산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느 외국인선수들과 달리 필은 한국에서 첫째 킨리를 낳았다. 심지어 둘째도 광주에서 낳을 예정. 그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처럼 필과 테임즈는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 한국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선수로 우뚝 섰다.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새 외국인선수들에게는 이들의 행보가 교본이 될 수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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