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감독도 뿔난 ‘프리미어12’ 부실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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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경기장 경기 당일 갑자기 변경… 4강 경기 일정은 日 봐주느라 미정
김인식 감독 “이런 대회 운영은 처음”

“허허, 뭐가 이렇게 수시로 바뀌어.”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사진)이 16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준결승(8강) 경기를 앞두고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볼멘소리를 했다. 갑작스럽게 경기장이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이곳으로 바뀐 걸 두고 한 말이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숙소에서 남쪽으로 160km 정도를 이동했다.

김 감독은 “어제 자정 넘어 (이동해야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단체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했는데 선수 몇몇은 잠들어 있어서 아침에 눈을 떠서야 이동 소식을 알았다고 하더라”며 “토너먼트는 한 경기만 지면 바로 끝인데 4강 일정도 미정이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8강 경기 장소가 바뀐 건 그래도 이유가 있다. 톈무구장에 불이 나서 전광판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4강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건 일본의 편의를 봐주려는 조직위원회의 의도였다. 4강 경기는 모두 2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19일에 열리게 됐다. 이 때문에 한국 선수단은 쿠바와의 경기가 끝난 뒤에야 일정을 알 수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 조직위에서 개막 전부터 TV 중계 등의 문제로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 19일에 경기를 치르도록 정해 놓았다. 우리도 사전에 관련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일본과 토너먼트에서 언제 붙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따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지역별로 예선을 따로 했다. 그래서 운영도 매끄러웠고 흥행도 더 잘됐다. 이번에는 대만에 몰아넣고 운영을 하려니 이 모양”이라면서 “이런 운영은 처음”이라며 혀를 찼다.

타이중=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리미어12#김인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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