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가을야구, 4승1패 ‘닮은꼴 시리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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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캔자스시티-소프트뱅크
부친상-부상 등 악재 딛고 정상… 3팀 모두 탄탄한 선발진 구축도

올해 한미일 3개국의 가을야구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5차전에서 마감됐다. 한국의 두산, 미국의 캔자스시티,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5차전에서 큰 점수차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시리즈 전적 외에도 3국의 우승팀에는 또 다른 공통점들이 있었다.

○ 투혼 발휘한 우승의 주역

캔자스시티의 1선발로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에딘손 볼케스는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갔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2일 열린 5차전에서 볼케스는 마운드에 아버지의 이니셜을 새긴 후 공을 뿌렸고, 6이닝 2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투혼이 있었다. 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양의지, 손가락이 찢어진 정수빈 등으로 부상 병동이 된 두산의 더그아웃은 한국시리즈 내내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대호도 투혼에서 빠질 수 없다. 이대호는 늑골 부상으로 일본시리즈에서 빠진 우치카와 세이치 대신 4번 타자 자리에 섰다. 3차전 도중 목 통증으로 교체된 이대호는 “우치카와도 없는데 나마저 빠질 수 없다”며 진통제를 맞고 4차전에 출전해 4타수 3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 우승의 정석, 선발야구

캔자스시티의 호니 쿠에토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9이닝 완투의 기록을 썼다. 소프트뱅크의 다케다 쇼타 역시 1차전부터 완투로 상대 타선의 기를 눌렀다. 두산 역시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거기에 노경은까지 깜짝 호투를 더하며 긴 이닝을 버텨줬다.

반면 준우승에 그친 일본의 야쿠르트는 단 한 명의 선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시리즈 내내 투수난에 시달린 삼성도 삼성다운 선발야구 대신 많은 투수를 동원하는 ‘벌떼’ 야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 부진의 늪

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팀들은 모두 갑자기 부진의 늪에 빠진 선수들 때문에 고생했다. 뉴욕 메츠는 포스트시즌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우며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끈 대니얼 머피가 0.150의 타율에 홈런을 한 개도 쳐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야쿠르트도 5번 타자 다카이 유헤이가 0.063의 타율로 타선의 흐름을 끊었고,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 역시 마지막 5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올 한국시리즈 20타수 3안타(타율 0.095)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을야구#두산#캔자스시티#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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