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약한데 체력만?…‘亞챔피언’ 北축구 ‘국제무대 잔혹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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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축구는 김정은이 직접 경기를 참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다. 이병무 평양과학기술대 치과대학 설립학장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여가시간마다 ‘맨땅’에서 공을 찬다. 북한은 축구 해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독일인 해설가를 초빙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뜨거운 축구 열기에도 북한 남자대표팀의 국제무대 성적은 신통치 않다. 4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 나선 북한은 아시아지역 예선 때만 해도 돌풍을 예고했었다.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서 이란, 호주, 한국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최진철호’는 결승에서 북한에 1-2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아시아 챔피언’ 북한은 본선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러시아에 패한데 이어 23일 남아공과의 2차전에서는 수적 열세 속에 1-1로 비겼다. 북한은 전반 9분 이국현이 불필요한 백태클 반칙으로 퇴장 당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 E조 최하위(4위)가 된 북한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꺾어야만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러시아와 1-1로 비기며 러시아와 나란히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가 됐다.

북한 축구의 국제무대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인 대표팀은 44년 만에 본선에 나섰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패로 탈락했다.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는 0-7로 대패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북한이 국제 대회에서 약한 원인은 ‘단순한 전술과 경험 부족’에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본기가 약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체력전만을 강조하다보니 기술이 뛰어난 팀과의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적 강팀과의 평가전이 부족하고 해외 축구리그에 진출한 선수가 적은 게 경험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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