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동부 작은 나라 선수 기르메이, 마라톤 깜짝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3일 17시 13분


아프리카 북동부 작은 나라 에리트레아의 게브레슬라시에 기르메이(20)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기르메이는 2시간 12분 28초를 기록해 츠게이 예마네(30·에티오피아)를 40초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르메이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세계기록(2시간 2분 57초) 보유자 데니스 키메토(31) 등 ‘마라톤 왕국’ 케냐의 간판들을 제치고 에리트레아에 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선물했다. 그는 세계육상선수권 로드레이스(마라톤·경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도 됐다.

에리트레아는 1993년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인구 600만 명의 작은 나라. 국가 면적도 약 12만㎡로 세계 101위다.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없었지만 기르메이의 우승으로 지구촌에 그 존재를 알렸다.

2013년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기르메이는 1만m와 하프마라톤을 거쳐 지난해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 신예. 2014년 10월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9분 8초를 기록했고, 올해 4월 함부르크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7분 47초로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르메이는 “부모님께서는 내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길 바라셨지만 나는 육상이 좋았다. 우리나라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하는 영광스런 자리에도 섰다. 이젠 부모님도 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한편 한국 마라톤 기대주 노시완(23·코오롱)은 2시간 32분 35초로 39위에 그쳤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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