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야구 꿈’ 든든한 버팀목
로저스, 두게임 연속 9이닝 완투… 류현진 이후 첫 ‘구세주’로 신고
김성근 “78승이 PS진출 안정권”… ‘로저스 효과’ 16일 삼성전이 고비
한화엔 ‘구세주(Jesus)’지만 다른 팀들엔 ‘맙소사(Jesus)’다.
프로야구 한화에서 ‘가을 야구’를 노리고 ‘조커’로 영입한 로저스(30)를 보는 안과 밖의 시선 차이다. 14일 한국에서 처음 생일을 맞은 로저스는 이미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데뷔 두 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둔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11일 두 번째 경기는 완봉승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지저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노저스(No+졌어)’로 불리기도 한다.
이미 한화에는 신(神)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두 명 더 있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73)과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갓(god)경언’ 김경언(30)이 주인공. 타격의 신처럼 잘 친다고 이런 별명을 얻은 김경언은 14일까지 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0.403, 3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로저스가 2010년 류현진(28·현 LA 다저스) 이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두면서 ‘삼신(三神)’ 체제를 구축했다.
한화는 1일 공식적으로는 70만 달러(약 8억2000만 원)를 주고 로저스를 영입했다. 시즌 중반 거금을 투자해 승부수를 띄운 것. 경기당 1억 원 가까운 돈을 주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몸값이 아깝지 않다. 로저스가 없었다면 한화의 올 시즌 첫 4연승도 없었을지 모른다.
특히 한화가 넥센에 2연패를 당하며 KIA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로저스의 활약은 더욱 절실하다. 김 감독은 “78승 정도는 해야 안정권”이라고 말했다. 14일 현재 한화는 53승을 기록하고 있다. 어떻게든 25승을 짜내야 하는 상황. 시즌 초부터 ‘이기는 게임’을 위해 매 게임 안간힘을 쏟아온 한화이기에 체력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비 때문에 밀린 경기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러면 경기가 없는 날도 있어 로저스를 활용할 기회도 늘어난다.
그동안 한화의 외국인 투수 중 ‘에이스’ 구실을 제대로 한 선수는 없었다. 10승을 거둔 선발 외국인 투수는 2007년 11승(13패)을 기록한 바워스(37) 한 명뿐이었다. 로저스도 아직 검증이 100% 끝난 건 아니다. LG와 kt를 상대로 가공할 위력을 보여줬지만 어디까지나 하위 팀일 뿐이다. 예정대로라면 로저스는 16일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하게 된다. 리그 1위 팀을 상대로 수준급 피칭을 선보여야 진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로저스는 과연 한화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고 명실상부하게 지저스로 등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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