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 中 리그서 러브콜…연봉 20억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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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서울 감독. 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용수 FC서울 감독. 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 최용수 감독(42)이 중국 프로축구 1부 리그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자기 팀 사정이 아무리 급하다 쳐도 한창 시즌 중에 있는 K리그 팀의 감독을 데려가겠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서울은 2일까지 정규 라운드 33경기 중 19경기를 소화했다. 게다가 올해는 최 감독이 소속 팀과 3년 간 재계약한 첫 시즌이다.

최 감독에게 영입을 제안한 곳은 장쑤 쑨텐. 현재 중국 리그 16개 팀 중 6위(5승 5무 6패·승점 22)인 이 구단은 지난달 30일 성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가오홍보 감독을 경질했다. 중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감독이다. 장쑤는 최 감독과 함께 아브람 그랜트 가나 대표팀 감독과 로베르토 디 마테오 전 첼시 감독 등을 사령탑 후보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최 감독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놀고 있는 감독이 있는데도 굳이 팀을 맡고 있는 최 감독을 데려가겠다는 것이다. 장쑤는 2년 전 최 감독의 지도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었다.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서울과 같은 조에 속했던 장쑤는 원정과 안방을 오가며 열린 2경기에서 1-5, 0-2로 완패했었다. 서울에서 뛰다 2월 장쑤로 팀을 옮긴 세르히오 에스쿠데로도 최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해 소속 팀에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즌 중에 소속 팀 사령탑이 다른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는데 서울 구단은 “신중히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자기 팀 감독을 다른 팀에서 빼내가겠다고 하면 대개는 “안 된다. 못 보낸다”며 펄쩍 뛰는 게 상식이다. 게다가 최 감독은 서울의 전신인 LG에서 프로 데뷔를 한 뒤 한 팀에서만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서울 구단은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최 감독과 잘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한다. 최 감독이 가겠다고 하면 보내주겠다는 얘기다. 서울 구단은 장쑤가 제안한 조건이 워낙 좋아 최 감독을 붙잡기 쉽지 않은데다 지도자로서 해외진출은 최 감독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장쑤는 연봉 20억 원에 계약기간 2년 6개월의 파격적인 조건을 최 감독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에게 4억 원 안팎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 진 서울로서는 맞춰주기 힘든 금액이다.

서울 구단의 이런 반응 때문에 최 감독의 장쑤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최 감독이 4일부터 장쑤의 경기를 경기장 관중석에서 직접 보고, 11일 경기부터는 벤치에 앉는다”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짚어 보도하고 있다.

최 감독도 딱 부러지게 “안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2일 “구단의 입장도 있어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구단과 상의가 필요하다. 수일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며 중국행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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