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벼랑에서 멈춰선 ‘롤러코스터’ 피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2일 05시 45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노히트노런’ SF 크리스 헤스턴의 인생역전

2년 전 방출 통보 후 마이너리그 계약
맷 케인 부상으로 기회…첫 승 눈도장
또다시 위기…벼랑 끝서 ‘노히트노런’

감동의 인생 역전 드라마였다. 10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필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루키 크리스 헤스턴(27)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30명의 메츠 타자를 맞아 몸에 맞는 볼 3개만을 내줬을 뿐 안타와 볼넷은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 자이언츠 역사상 17번째이자, 1900년 이후 루키로선 22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또 2010년 이후 25번째이자, 올 시즌 첫 번째 노히트노런이었다. 자이언츠 팬들을 제외한 어지간한 야구광들에게도 무명이었던 헤스턴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방출 통보를 받고 눈물을 훔쳤던 사나이였다.

● 위기의 남자

2013년 7월 14일 자이언츠는 우익수 제프 프랑코어를 영입하며 마이너리그 투수 헤스턴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는 헤스턴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다시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헤스턴은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12승9패, 방어율 3.38을 기록하며 40인 로스터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9월 빅리그로 올라온 뒤 선발 1차례를 포함해 3경기에서 승패 없이 방어율 5.06에 그쳤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 빅리그 승격

올 시즌도 트리플A에서 시작했지만 곧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맷 케인이 손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헤스턴이 4월 9일 애리조나 디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빅리그 2번째 선발등판 경기에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 6회까지 2실점(무자책)으로 버티며 빅리그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5월 13일에는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데뷔 첫 완투승을 따냈다. 볼넷 없이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2안타 1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 첫 번째 위기

데뷔 첫 완투승의 기쁨도 잠시. 헤스턴은 5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2이닝 동안 5실점하며 조기에 강판당했다. 5월 24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도 콜로라도 로키스 타선에 홈런을 3방이나 허용하며 5.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다행히 팀 타선이 폭발한 덕에 10-8로 이겨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 심기일전한 헤스턴은 5월 2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7.1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그러나 이달 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선 3.2이닝밖에 버티지 못한 채 5실점하며 시즌 4패째를 안았다. 방어율도 4.29로 치솟았다. 케인이 재활 등판에 나선 시점이어서 언제 마이너리그로 쫓겨날지 모르는 처지가 됐다.

● 낮게 더 낮게

최근 4차례 선발등판에서 18.2이닝을 던져 방어율 7.71로 부진을 면치 못한 헤스턴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10일 메츠를 상대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가 잡아낸 삼진은 생애 최다인 11개였다. 낮게 제구되는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각 5개, 커브로 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110개의 투구 중 67%는 스트라이크존보다 낮게 들어왔다. 헤스턴의 호투 비결은 포수 버스터 포지의 노련한 투수 리드 덕분이었다. 포지가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나온 3번째 노히트노런이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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