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두산, 꺼림칙한 마무리

  • 동아일보

민병헌-김현수 등 타선 연일 맹타… 니퍼트 이끄는 선발진 든든하지만
불펜 약해 14패 중 역전패 10번… 5세이브 윤명준은 5패나 당해

올 시즌 두산이 선두를 달리는 데는 타선의 힘이 컸다.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는 2006년 입단 동기 3인방 민병헌(타율 0.351), 김현수(0.346), 양의지(0.336)는 나란히 리그 타율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력)도 0.281, 0.818로 10개 팀 중 상위권이다. 두산의 타선은 ‘큰 것 한 방’은 부족해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를 17번 기록한 선발진도 안정적이다. 에이스 니퍼트는 시즌 첫 등판인 4월 10일 LG전을 제외하고는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39, 3승을 기록했다. 유희관(평균자책점 3.35), 장원준(4.38)도 각각 5승, 3승을 챙기며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올 시즌 각 팀의 역전패 횟수와 비율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산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패한 14번의 경기 중 역전패가 10번(71.4%)이나 된다. 신생팀 kt의 역전패 12회를 빼면 9개 팀 중 가장 많다. 역전패의 비율은 10개 팀 중 단연 1위다. 선두를 달리는 두산이 이렇게 역전패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불펜진이 취약하다는 증거다. 이기고 있는 경기를 그만큼 쉽게 내준다는 뜻. 각각 9번의 역전패를 기록한 삼성 롯데 LG 넥센은 역전패 비율로 따져 보면 60%를 넘지 않는다. 잘나가는 두산의 선두 질주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두산의 취약한 불펜 한가운데에는 마무리 윤명준(사진)이 있다. 개막 전 노경은의 부상으로 얼떨결에 마무리를 맡게 된 윤명준은 올 시즌 거둔 세이브(5개)만큼 패배도 기록했다. 5패는 kt 옥스프링과 어윈, 롯데 박세웅과 더불어 리그에서 kt 시스코(6패) 다음으로 많은 기록이다. 함덕주(평균자책점 6.92), 이재우(5.14)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두산은 예전 같은 끈질긴 뒷심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노경은의 복귀로 한숨을 돌렸지만 2일 김강률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두산은 여전히 불펜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송진우 KBSN 해설위원은 “두산은 불펜의 취약점만 보완되면 2위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불펜 선수층이 얇아 특별한 대안이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두산#민병헌#김현수#윤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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