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리포트] 한국팬 반기는 두 모습…레버쿠젠 팬 “차붐” vs 마인츠 팬 “두리 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3일 05시 45분


차두리-차범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차두리-차범근(오른쪽). 스포츠동아DB
11일(한국시간) 마인츠-레버쿠젠의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경기가 열린 코파스 아레나에는 유난히 동양인들이 많았다. 레버쿠젠에는 손흥민(23)이 있고, 마인츠는 구자철(26)-박주호(28) 듀오에다 일본국가대표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날 경기의 화제는 단연 한국선수간 맞대결이었다.

양 팀은 한국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마인츠중앙역에서 경기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에선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한국 팬들을 발견한 레버쿠젠 팬들이 먼저 “차붐(차범근의 애칭)”을 외치자, 마인츠 홈팬들은 “두리 차(차두리)”로 화답했다.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은 과거 레버쿠젠에서 활약했고, 차두리(FC서울)는 마인츠에서 위르겐 클롭(현 도르트문트)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차두리는 클롭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여 측면 공격수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전향해 지금에 이르렀다.

경기 내용도 흥미진진했다. 5골을 주고받은 명승부 속에 3명의 태극전사들은 풀타임을 소화했고,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손흥민이 전반 골 맛을 보자, 분데스리가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구자철은 후반 33분과 45분 페널티킥(PK)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유럽에서 뛰는 한국선수가 PK 멀티골을 터트리기는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자철은 ‘코리안 더비’에서 비롯된 흥분을 먼저 언급했다. “(코리안 더비가 열리면) 평소보다 많은 교민, 유학생 분들이 태극기로 경기장을 꾸며주신다. 동기부여 자체다. 오늘도 정말 흥분됐다.”

물론 아쉬움도 많았다. 6승13무9패(승점 31)가 된 마인츠는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16위 파더보른(승점 27), 17위 함부르크(승점 26)와의 격차도 크지 않다. 구자철은 “골보다 승점을 따야 했다. PK는 내가 아닌 누구라도 다 넣을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여운은 오래 남았다. 많은 한국 팬들이 홈팀 선수단 출입구에서 구자철과 박주호를 기다렸다. 이 진풍경을 보기 위해 현지 취재진과 마인츠 직원들이 밖으로 나왔다. 당초 두 선수는 오카자키와 함께 차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한 마인츠 구단의 결정으로 다른 출구를 이용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마인츠(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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