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택형, 역대 고졸 신인투수 첫 개막전 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30일 05시 45분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28일 한화전 12회초 등판…역사적 첫승

“승부처라서 안 올라갈 줄 알았어요.”

넥센 고졸 신인 좌완투수 김택형(19·사진)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팀의 왼손 불펜 고민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개막전부터 크게 사고(?)를 칠 줄은 스스로도 몰랐다.

28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2회초 팀의 8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에 첫 승을 선물했다. 12회말 서건창의 끝내기홈런이 터지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신인투수의 개막전 승리는 종전까지 모두 9차례였다. 1983년 장호연(두산)을 시작으로 2004년 윤성환(삼성)을 거쳐 2013년 박준표(KIA)가 가장 최근이었다. 그러나 고졸 신인이 개막전 데뷔무대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김택형이 처음이다. 동산고 출신으로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그가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다.

김택형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당찬’ 모습을 보여줬지만, 개막전은 좀 달랐다. 12회 등판해 실점 위기와 직면했다. 이미 2안타를 친 선두타자 나이저 모건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정범모의 희생번트를 직접 잡아 1루로 던져 첫 아웃카운트를 얻은 그는 송주호의 1루수 땅볼 때는 깔끔한 베이스 커버로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결국 강경학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29일 김택형은 “선두타자 모건에게 안타를 맞고 숨을 고르려고 계속해서 견제를 넣었다”고 털어놓았다.

혹시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28일 목동구장을 찾았던 어머니는 아들의 감격스런 첫 승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김택형은 “가족석에 있는 엄마를 한번 봤다. 경기 끝나고 ‘수고했다’고 축하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들이 박수를 쳐주셔서 기분 좋았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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