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 퇴출’ 더 똘똘 뭉친 LG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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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주축 용병에 초강경 징계
4강PO 절대위기에서 투혼 발휘… 메시 21점… 모비스에 반격 첫승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3차례나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감독상을 수상한 베테랑 감독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LG 김진 감독은 2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데이본 제퍼슨(사진) 퇴출 사태로 낯빛이 어두웠다. 제퍼슨은 18일 1차전 국민의례 도중 스트레칭을 해 비난을 샀다. 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욕설 사진까지 올려 논란이 더욱 커지자 LG는 이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퇴출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제퍼슨을 대신할 묘수를 찾느라 경기 직전까지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LG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사생결단으로 나온 LG는 모비스를 75-69로 꺾고 PO전적 1승 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패배 후 2차전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47.1%(총 17회 중 8회)다.

LG의 집중력과 투지가 돋보였다. 선수들은 한발 더 뛰고 합심했다. LG는 1쿼터부터 가드 김시래와 제퍼슨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크리스 메시의 2대2 플레이가 살아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메시는 내·외곽으로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모비스의 지역 방어를 흔들었다. 메시는 1, 2쿼터에서만 10득점에 14리바운드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양우섭은 모비스 양동근의 얼굴만 보고 그림자 수비를 펼쳤다. 메시와 김종규는 모비스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득점을 봉쇄했다. LG는 3쿼터까지 53-46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부진하던 모비스의 양동근과 함지훈의 3점 슛이 폭발하면서 역전을 허용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LG는 다시 메시와 문태종이 해결사로 나서며 흐름을 가져왔다. LG 김영환은 4쿼터 막판 71-67에서 천금같은 득점을 터뜨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메시는 21점 25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는 22일 모비스를 창원 안방으로 불러들여 3차전을 치른다.

KBL은 다음 주 중 재정위원회를 열고 LG에서 퇴출돼 선수 신분이 상실된 제퍼슨의 향후 자격을 제한하는 안건을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데이본 제퍼슨#제퍼슨 퇴출#라틀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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