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골퍼’로 돌아온 서희경 “엄마가 되니 정신력 강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15시 38분


코멘트
서희경. 사진제공|KLPGA
서희경. 사진제공|KLPGA
201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인 서희경(29·하이트진로)은 2013년 11월 결혼 후 지난해 8월 아들을 낳았다. 한 때 한국 여자 골프를 평정했던 서희경이 ‘엄마 골퍼’로 필드에 돌아온다. 19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미국LPGA투어 파운더스컵이 복귀 무대다.

서희경의 대회 출전은 지난해 4월 출산 휴가를 낸 뒤 11개월 만이다. 지난주 출국한 서희경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투어 생활을 즐기고 싶다. 숨 막히는 투어를 떠나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충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개 대회를 연속해 나갈 계획이다. 7개월 된 아들은 남편과 보모, 시어머니가 번갈아 돌보기로 했다.

‘복직’에 앞서 서희경은 출산 과정에서 늘어난 체중을 줄이려고 강한 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16kg를 감량했다. 그는 “엄마가 되니 정신력이 강해진 것 같다.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며 웃었다

서희경을 결혼 전부터 지도하고 있는 고덕호 프로는 “서 프로가 원래 아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출산 후 완전히 달라졌다. 올해 초 베트남으로 함께 훈련을 가려고 했는데 서 프로가 아기와 떨어질 수 없어 못 갔다. 육아와 운동이 아무래도 쉽지는 않을 텐데 후배들에게 새로운 롤 모델이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미국LPGA투어에 따르면 2013년 자녀를 둔 선수는 25명이며 이들의 자녀를 합하면 35명 내외로 알려졌다. 당시 엄마골퍼였던 한희원, 장정이 은퇴하면서 올 시즌 한국 선수 가운데 골퍼 맘은 서희경이 유일하다. 한희원은 출산 후 우승 경험이 있는 유일한 한국 선수다.

미국LPGA투어에서 대표적인 엄마 골퍼는 서희경이 존경하는 선수로 꼽는 줄리 잉스터(55)다. 서희경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3년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올해의 선수에 뽑혔던 잉스터는 두 딸을 뒀는데 자신의 통산 메이저 7승 가운데 4승을 출산 후 거뒀다. 두 딸을 둔 카트오리나 매슈(46)는 2009년 출산 후 11주 만에 치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미국LPGA투어는 1990년대 초반부터 대회 기간 무료 탁아소를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결혼=은퇴’의 공식이 일반적이다. 2000년 이후 KLPGA투어에서 엄마 챔피언은 2003년 하이트컵 우승자인 김순희 뿐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