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려야 진정한 캡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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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강조하는 프로야구 주장들… “팀이 잘돼야 내가 잘돼” 한목소리
NC이종욱 “성적보다 즐거운 야구”, kt 신명철 “쉽게 넘보지 못하게”

프로야구에서 각 팀의 주장은 주로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고참들이 맡는다. 28일 2015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장 10명이 말하는 시즌 전망과 각오 등은 그래서 무게감이 있다. 늘 동료, 코칭스태프의 곁을 지키며 누구보다 팀 속사정을 잘 꿰고 있는 게 ‘캡틴’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새 주장이 된 박석민은 “열심히 한다는 말을 뛰어넘을 정도로 잘하고 싶다. 무조건 5연패를 향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가세로 주목받고 있는 한화의 주장을 맡은 김태균의 각오는 비장했다. “힘든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하나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성적에 관계없이 응원해준 팬들이 승리의 기쁨을 많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화에서만 14년을 뛰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우승을 꿈꾸고 있다.”

막내 kt 주장 신명철은 “신생 구단으로 처음 1군에 진입하는데 패기와 근성을 가지고 다른 구단이 쉽게 넘보지 못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 숫자로 매긴 순위를 의식하지 않겠다.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2012년 하반기부터 주장을 연임하고 있는 넥센 이택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패배를 의식한 듯 “두 번 실패는 하지 않겠다. 그때 당한 아픔이 얼마나 쓴지 선수들이 제대로 경험했기에 더욱 절박하게 야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장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개인 목표는 있을 수 없다. 팀이 잘되는 게 내가 잘되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LG 이진영은 “처음 맞이하는 144경기인 만큼 변수가 많을 것 같다. 주장이라 그런지 마냥 낙관적이기보다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하게 된다”고 했다. 이진영은 또 “오래 하다 보니 2000안타 대기록에 가까워졌는데 기록을 위해 욕심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팀만을 생각하겠다”고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NC 이종욱은 팬들에 대한 남다른 다짐으로 눈길을 끌었다. “성적보다 더 큰 목표는 팬들에게 즐거운 야구를 보여주는 것이다. 야구를 통해 행복과 재미를 전달해 드리겠다.”

예상 우승 구단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포함)에 10명의 주장 가운데 8명이 삼성을 지목했다. 두산 오재원과 김태균만이 예외였다. 오재원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두산 베어스”라고 답했다. 김태균은 한화와 SK를 꼽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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