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36차례 열린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특정 팀이 4강 PO에 진출한 횟수는 정규리그 순위와 비례한다. 3위 15회, 4위 10회, 5위 8회, 6위 3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 SK는 37승 17패(0.685), 6위 전자랜드는 25승 29패(0.463)를 기록했다. 승률이 2할 넘게 차이 난다. 6차례 맞대결 성적에서도 SK가 4승 2패로 앞섰다. 하지만 정규리그 순서가 그대로 반영된다면 PO를 치를 이유가 없다.
전자랜드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6강 PO(5전 3승제) 1차전에서 SK를 87-72로 꺾었다. 1차전 승리 팀이 4강 PO에 진출한 것은 36번 중 34번(94.4%)이나 된다.
전자랜드는 최근 4시즌 연속 PO에 진출했지만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했다. 이를 염두에 둔 유도훈 감독은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리그 최고의 선수와 너희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이다. 그 종이를 뚫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두려움”이라고 강조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유 감독의 말대로 전자랜드는 1쿼터부터 SK를 밀어붙였다. 주장이자 주포인 리카르도 포웰(18득점)을 시작으로 정영삼과 정효근(이상 12득점)이 거침없이 슛을 던졌다. 셋은 1쿼터에만 3점슛을 2개씩 쏴 정영삼만 1개를 놓쳤다. 전자랜드는 1쿼터를 28-17, 11점 차로 마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쳤다. 1쿼터 후반부터 교체 투입된 차바위(13득점)는 2쿼터에 11점을 몰아넣으며 팀이 리드를 뺏기지 않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3점슛 24개를 시도해 14개(58%)를 집어넣었다. 3점슛 14개 성공은 전자랜드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
유 감독은 “SK의 빠른 농구를 막은 게 주효했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외곽 슛을 막으면 이길 거라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안방에서 반드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2차전은 하루를 쉰 뒤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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