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개발원 “국가대표처럼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 짜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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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족(가명)은 중학교 육상선수다. 운동 신경이 좋은 그에게 선생님은 단거리와 중거리를 함께 시킨다. “이것도 해 보라”며 높이뛰기도 하게 한다. 이 군은 고민이 많다. 주 종목을 결정하지 못해서다. 어느 날 TV를 보니 유명 선수가 한국스포츠개발원(옛 스포츠과학연구원)에서 체력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체력을 측정한 뒤 자신에게 꼭 맞는 훈련 방법을 찾아냈다. 학교에서 측정할 수 있는 건 키와 몸무게, 맥박이 전부였던 이 군은 마냥 부러웠다. ‘나도 저런 걸 하면 어떤 운동이 맞는지, 더 잘 하는 방법이 뭔지 알 수 있을 텐데….’

이 군 같은 스포츠 꿈나무를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과학 지원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지역 스포츠과학센터’ 사업이다. 스포츠과학 지원 대상 확대를 통해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발굴한 뒤 체계적으로 관리해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사업 목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종목별로 경기단체에 등록된 모든 선수가 대상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3개 지역에 스포츠과학센터가 문을 연다. 서류심사, 프리젠테이션, 현상 실사 등을 통해 해당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다. 2016년과 2017년에 7곳씩 개관해 전국 17개 시도에 모두 스포츠과학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각 센터에는 박사급 이상의 책임 연구원을 포함해 트레이너와 측정 요원이 배치된다. 이들은 지역별 선수들의 기초체력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력을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

스포츠개발원 스포츠과학실의 정정수 팀장은 “이전에도 스포츠 꿈나무들에 대한 지원사업이 있었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스포츠개발원의 노하우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면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관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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