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대표팀 뒷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일 06시 40분


이정협.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정협.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선수들과 1대1 미팅 슈틸리케
장염 증세 안고 뛴 쿠웨이트전


축구대표팀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정상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 부임 이후 5개월만의 첫 국제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호주에서만 34일을 보냈다. 그 여정을 엿봤다.

● 개별미팅 통해 준비한 아시안컵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도 전지훈련과 시드니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일부 선수들과 개별미팅을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에서 어떤 역할을 맡길지 설명하고, 임무를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당부했다. 이정협(24·상주상무·사진)에게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네가 못하면 그 책임은 모두 내가 진다. 부담 갖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철(25·카타르SC)에게는 일찌감치 공격 여러 포지션에서 뛸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 공개되지 않은 쿠웨이트전 비화

오만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10일) 직후 태극전사들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다. 감기몸살과 장염에 의한 설사 증세를 보인 선수들이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은 이런 사실 일부만을 공개했고,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과 현장 취재진 사이에는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2차전(13일)을 앞두고 베스트11 선정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나마 몸이 괜찮은 선수들로 출전선수명단을 꾸렸다. 일부 선수는 장염 증세를 안은 채 출전을 강행했고, 후반 체력저하로 고생했다.

● ‘슈틸리케 매직’?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비공개로 전술훈련을 하는 등 베스트11을 철저히 감췄다. 그러면서 매 경기 모두의 예상을 깬 선수기용을 감행했다. 때로는 안정적 선택을, 때로는 위험해 보일 정도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한 선수들은 모두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또 선발 출전한 공격들은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마치 ‘족집게 과외’ 같았다.

● 회식은 노! 자유식은 예스!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몇 차례 휴식시간을 보냈다. 그 때마다 선수들은 한식당을 찾았다. 선수들이 머문 호텔은 식당 내부 취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골, 찌개 등을 끓일 수 없었다. 선수들은 시원한 국물이 먹고 싶으면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외식을 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외식 횟수는 늘었다. 또 회식은 1∼2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선수단 전체가 모여 한 곳에서 식사하는 것보다는 각자가 원하는 메뉴를 먹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시드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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