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도사 서동욱, 견제마왕 봉중근, 주루귀신 이택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프로야구 팬 1000명이 뽑았다, 기록지에선 찾기 힘든 ‘이색 1인자들’
최고의 개그 캐릭터는 박석민… 주루 지도 으뜸은 전준호 코치
김강민, 어깨 가장 강한 야수… 치고 달리기 수행력은 서건창

서동욱
봉중근
이택근
이제 마음만 먹으면 프로야구 전 경기를 TV로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팬들도 이미 준(準)전문가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뒤 팬들에게 “올해는 누가 최고였냐”고 묻는 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동아일보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설문조사 사이트 ‘퀄트릭스’(www.qualtrics.com)를 통해 프로야구 팬 1000명에게 “이 분야 최고는 누구냐”고 물었다. 각 부문 질문은 동아일보에서 정했지만 후보 선정과 투표는 모두 팬들의 몫이었다. 결과는 넥센 잔치. 10개 부문 중 4개 부문 수상자가 넥센에서 나왔다(표 참조).

가장 뜻밖으로 보이는 수상자는 ‘최고 번트 아티스트’로 꼽힌 서동욱(30·253표). 그는 올 시즌 포수로 변신을 준비하기 위해 퓨처스리그(2군)에 머무느라 1군에서 39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희생번트도 3개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희생번트 1위(28개) SK 조동화(33)를 4표 차이로 꺾었다. 누리꾼들은 “희생번트를 대려고 대타로 나오는 선수는 서동욱이 유일할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올 시즌 서동욱의 희생번트 3개는 모두 대타로 나와 성공한 것이다.

“어깨가 가장 좋은 야수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서는 똑같은 표 차이로 SK 선수가 넥센 선수를 이겼다. 김강민(SK)이 182표를 얻어 유한준(넥센)에게 4표 차로 앞선 것. SK 팬들이 ‘짐승’이라고 별명 붙인 김강민은 강한 어깨는 물론이고 외야 수비 범위에서도 국내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그가 원 소속팀 SK에 잔류하자 “‘소녀 어깨’ 박용택(35)에게 계속 중견수를 맡겨야 한다”며 LG 팬들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거꾸로 ‘최고 개그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서는 삼성 박석민(29)이 724표(72.4%)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에서는 2위 싸움이 치열했는데 넥센 김민성(26)이 115표를 얻어 LG 정성훈(34)을 13표 차로 눌렀다.

최고 주루 코치를 뽑아 달라는 질문에도 NC 전준호 코치(45)가 68.4%로 여유 있게 1위에 올랐다. 통산 최다 도루(550개) 보유자인 전 코치는 올 시즌 NC를 도루 2위(154개) 팀으로 만들었다. LG 봉중근(34)은 58.3%의 지지로 ‘주자를 가장 잘 묶어두는 투수’로 뽑혔다. 봉중근이 올해 49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상대 팀에서 도루를 시도한 건 단 한 번뿐이다. 그마저도 잡혔다.

넥센 서건창(25)은 42.2%라는 넉넉한 지지율로 ‘치고 달리기 작전 수행 능력이 가장 좋은 타자’로 뽑혔다. 하지만 그가 단타로 1루에 있던 주자를 3루나 홈까지 보낸 경우는 4번밖에 없었다. 같은 팀 이택근(34)은 2루타가 나왔을 때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센스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대도(大盜)들을 제치고 가장 주루 센스가 좋은 주자로 뽑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동욱#봉중근#이택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