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감독 부럽지 않은 美대학 스포츠 감독…연봉도 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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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대학 스포츠로 수천만 달러의 수입을 얻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스탠포드, UCLA, USC 등 서부를 중심으로 한 12개 대학의 퍼시픽12 콘퍼런스는 올해부터 12년 30억 달러(약 3조540억 원)의 방송 중계권료 계약이 시작됐다. 학교당 해마다 2100만 달러(약 221억 원)가 배당된다. 단순히 중계권료다. 경기장 입장료, 상품판매 등은 제외돼 있다. 그렇다고 대학의 모든 종목이 수입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미국 최고 스포츠 풋볼과 농구에 국한돼 있다. 두 종목의 수입으로 다른 비인기 종목에 투자를 하는 게 미 대학 스포츠 구조다. 풋볼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여자 종목이 필히 몇 개씩 있어야 한다.

요즘 미 대학 풋볼은 정규시즌 막바지다. 12월6일 주요 콘퍼런스 챔피언십과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의 대결로 정규시즌이 막을 내린다. 육사와 해사도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에 속해 있다. 대학 농구는 시즌 초반이다. 시즌 초반에는 넌-콘퍼런스 경기, 초청대회 위주 등으로 펼쳐진다. 대학 풋볼과 대학 농구는 프로 NFL, NBA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방송사들이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선뜻 내는 이유는 우수한 콘텐츠 때문이다. 단순한 애교심으로 인기가 높은 게 아니다. 양질의 콘텐츠들을 생산해낸다.

두 종목의 인기에 비례하는 것은 역시 감독의 연봉이다. 프로가 부러울 바가 아니다. 대학 풋볼의 정규시즌 경기 수는 13경기정도다. 앨라배마 대학을 3차례나 내셔널챔피언으로 끌어 올린 닉 세이번(63) 감독의 연봉은 730만 달러다. 앨라배마는 주립대학이다. 기부금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풋볼 감독에게는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세이번 감독으로 인해 대학의 수입은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 대학풋볼의 메이저리그격인 FBS(Football Bowl Subdivision) 소속에는 128개 팀이 있다. 이 가운데 80명의 감독의 연봉이 100만 달러를 넘는다. 대학풋볼의 인기와 수입을 짐작케 한다. 400만 달러 이상의 고액연봉자가 15명에 이른다.

대학 농구는 정규시즌 32경기 안팎을 소화한다. 정규시즌 후에 3월의 광란으로 통하는 NCAA 토너먼트로 막을 내리는 일정이다. 대학농구 최고 지도자는 사립명문 듀크의 마이크 슈셉스키(67)다. '코치 K'로 불리는 슈셉스키는 듀크 대학을 오늘날 최고의 농구명문으로 이끈 탁월한 지도자다. NCAA 최다 916승을 거두고 있다. 아마추어 지도자이면서 베이징과 런던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슈셉스키의 연봉은 1000만 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968만2000달러다. 프로농구 NBA LA 클리퍼스 닥 리버스 감독이 시즌 전 계약을 경신해 1000만 달러로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슈셉스키 감독보다 조금 더 받는다. 대학 지도자들은 굳이 프로행을 할 이유가 없다. 대학 종목에 전설적인 코치들이 많은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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