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헐값’ 양현종 어쩌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6시 40분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동갑내기에 좌완…김광현 입찰액이 기준 가능성
다른점 설득 관건…KIA ‘자존심 고수’ 좋은 전략

“현실적이고 냉정한 평가다.” 12일 김광현(SK)의 공개경쟁입찰(포스팅제도) 최고 금액이 예상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진 직후 한 에이전트는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 한 구단도 파격, 혹은 도발적인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한 선발카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이저리그의 평가다”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야구는 김광현과 함께 강정호(넥센), 양현종(KIA·사진)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광현의 결과는 자연스럽게 강정호와 양현종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역할과 가치가 전혀 다른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양현종은 같은 좌완 투수라는 조건은 물론, 투구 스타일에 나이(26세)까지 똑같다.

양현종은 김광현의 포스팅 결과가 하나의 선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의 해외진출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조이 보토(신시내티)가 주요 고객인 MVP베이스볼 에이전시에서 맡고 있다. 대형 에이전시로 남은 기간 동안 양현종이 김광현과 어떤 부분에서 더 큰 강점을 갖고 있느냐를 얼마만큼 알리느냐가 포스팅 금액의 관건이다.

강정호는 역시 대형 에이전시인 옥타곤과 손잡고 있다. 옥타곤 대표 엘런 네로는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가 주요 고객이다. 엘런 네로는 매우 영리하게 강정호의 이름을 홍보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고 있는 윈터미팅에서 친분이 있는 현지 기자들을 통해 “강정호가 쿠바출신이었다면 1억 달러 계약도 가능했다”고 홍보했다.

쿠바출신 선수들은 프로리그에서 뛴 강정호보다 오히려 직접 보여준 경기가 많지 않아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몸값으로 빅리그에 진출하고 있다. 쿠바는 프로리그가 없고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아니면 국제대회에서 각국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기회도 적다. 그러나 그동안 수많은 선배들이 직접 몸으로 쌓은 간접 검증의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강정호를 쿠바인이라고 생각해 봐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높은 몸값을 유혹하고 있다.

김광현의 ‘포스팅 실망’은 강정호보다는 양현종에게 불리하다. 다만 ‘무조건 보내겠다’는 바겐세일을 스스로 한 SK와 달리 KIA는 ‘우리 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처럼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