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삼성의 우승 확률, 볼넷 개수에 물어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6시 40분


삼성 투수들은 최근 4년간 3차례나 최소 볼넷 1위에 올랐다. 올 시즌도 장원삼(사진)∼윤성환∼밴덴헐크∼배영수∼마틴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주축으로 9개 팀 중 가장 적은 볼넷을 허용했다. 스포츠동아DB
삼성 투수들은 최근 4년간 3차례나 최소 볼넷 1위에 올랐다. 올 시즌도 장원삼(사진)∼윤성환∼밴덴헐크∼배영수∼마틴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주축으로 9개 팀 중 가장 적은 볼넷을 허용했다. 스포츠동아DB
■ 볼넷과 팀 순위의 상관관계

올 389개…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
투수들 공격적이고 제구력 좋다는 증거
8년간 최다볼넷 팀 한번도 4강 못 들어
한화, 6시즌 동안 5차례 최다볼넷 허용

야구에서 투수의 볼넷은 찬밥 신세다. 감독들은 ‘볼넷을 허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안타를 맞는 게 낫다’고 한다. 볼넷은 위기로 연결될 확률이 높고 실점확률도 높다. 야수들의 수비 시간도 길어져 공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투수들이 허용하는 볼넷은 팀 성적과도 상당히 밀접하다.

● 삼성, 볼넷에 가장 인색한 마운드가 우승비결

삼성 마운드는 안정감 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장원삼, 윤성환, 밴덴헐크, 배영수, 마틴으로 짜여진 5명의 선발진이 모두 실력파다. 불펜도 여전히 튼튼하다. 올해 삼성은 389개의 볼넷을 내줬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볼넷이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 이후 최근 4년 동안 삼성 마운드는 볼넷에 가장 인색했다. 2011년 395개의 볼넷으로 최소볼넷 허용 부문 1위였고 2012년에도 384개로 1위였다. 지난해는 411개로 LG(406개)에 이어 2위였지만 올해 다시 최소볼넷 1위(14일 현재 390개)를 탈환했다.

최소볼넷은 투수력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볼넷이 적다는 것은 투수들이 공격적 성향이면서 제구력도 뛰어나다는 증거다. 멘탈적으로도 강해야만 볼넷을 줄일 수가 있다. 하지만 삼성도 볼넷에 아픈 과거가 있다. 1997년부터 12년 연속 가을야구에 참가해오다 2009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해 삼성은 무려 609개나 되는 팀 최다볼넷에 발목을 잡혀 5위로 시즌을 마쳤다.

● LG, 볼넷을 줄이면서 살아나고 있다

LG는 2002년 이후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 이유로 볼넷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LG투수들은 볼넷을 가장 많이 내줬다. 그랬던 LG가 지난해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데는 최소볼넷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팀방어율(3.72)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1994년 이후 19년 만에 감격적인 1위를 차지했다. 승부를 피해가던 투수들이 승부를 즐기고 공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타자를 이겨나갔다. 올해도 LG는 412개의 볼넷(최소 2위)만을 내줬다. LG의 볼넷은 2012년부터 줄어들었다. 해마다 최다볼넷 1·2위를 다투던 LG가 2012년 422개의 볼넷으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차명석 투수코치의 역할이 컸다. 스프링캠프부터 줄곧 ‘볼넷을 줄이지 않으면 LG의 미래는 없다’고 투수들에게 강조했다. ‘0볼-2스트라이크에서도 유인구 없이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꽂아라’고 지도했다. 결국 지난해 LG는 팀 최소볼넷과 함께 가을야구에 나갔고 이제는 가장 볼넷을 적게 주는 팀이 됐다.

● 최소볼넷은 4강 진출의 보증수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최소볼넷을 기록한 팀 가운데 4팀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이 2011년과 2012년 우승했고 KIA가 2009년 우승했다. 2위가 3차례(두산 2007∼08년, LG 2013년), 4위가 1차례(롯데 2010년)다. 반대로 최다볼넷은 팀순위를 곤두박질시킨다. 최근 8년 동안 최다볼넷을 기록한 팀은 단 한 차례도 4강에 오른 적이 없다. 오를 수가 없다. 최다볼넷을 기록하는 허약한 마운드로는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KIA와 한화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8·9위에 머물렀다. 두 팀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볼넷을 많이 내준 팀이다.

● 한화, 볼넷 줄이는 방법을 찾아라!

한화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팀 순위 꼴찌가 됐다. 2009년부터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다. 6년 동안 한화의 팀방어율은 계속 꼴찌다. 올 시즌 6.35는 1982년 삼미가 기록한 역대 최악의 팀방어율(6.23)과 똑같다. 물론 볼넷 탓이 크다. 최소볼넷이 성적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과연 어떻게 볼넷을 줄일 것인지 실천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한 템포 빠르게 승부해야 한다. 위기에서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올해 한화는 볼넷을 4개 이하로 내준 경기에서 30승41패를 했다. 승률 0.423으로 시즌 0.392보다 높다. 볼넷을 2개 이하로 내준 35경기에서는 18승17패로 5할을 넘는다. 볼넷을 5개 이상 내준 경기에서는 승률이 0.351다. 마운드를 굳건하게 세우지 못하면 성적을 낼 수 없다. 볼넷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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