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 D-15]수석코치 대표팀 보낸 신치용, 알고 보니 ‘사위 보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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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못따 박철우 입대땐 우리도 타격… 돕지 않으면 딸이 가만히 있겠는가”

“사위 박철우가 있는 대표팀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으면 딸 (신)혜인이가 가만 안 있을 걸요. 어휴, 그 원망을 어떻게 들으려고….”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최근 우승 축하 모임을 개최했다. 4월 3일 현대캐피탈을 꺾고 프로스포츠 통틀어 최초의 7연패를 달성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애초 우승 직후 행사를 하려 했지만 세월호 참사 때문에 연기됐다. 전용배 단장을 포함한 프런트와 선수들이 모두 참석한 이 자리에 신치용 감독(사진)의 ‘그림자’ 임도헌 수석코치는 보이지 않았다.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표팀 수석코치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임 코치는 원래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아니었다. 박기원 감독을 보좌했던 김경훈 코치가 7월 말 LIG손해보험 코치로 선임되면서 공백이 생겼다. 박 감독은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위해 임 코치를 보내달라고 신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임 코치의 대표팀 차출 요청에 구단은 처음에 난색을 표했다. 10월 18일 프로배구 개막을 앞두고 10월 초 아시아경기 폐막 때까지 수석코치 없이 팀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아서였다.

신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한국 배구로서는 아시아경기 우승이 절실하지 않은가. 우리 팀으로서도 금메달이 꼭 필요하다.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박철우가 군 입대로 뛸 수 없어 전력에 구멍이 생긴다. 당장은 임 코치의 공백이 부담스럽지만 윤종권 신진식 등 남은 코치들이 더 열심히 해주리라 믿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혜인이가 임 코치 보내달라고 얼마나 졸랐는지 몰라요.”

임 코치의 대표팀 합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박 감독은 “삼성화재의 훈련 노하우가 고스란히 전수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임 코치의 맞춤형 조련 덕분에 박철우의 기량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통한 사위의 병역 혜택과 삼성화재의 8연패. 사위를 챙겨 두 토끼를 잡으려는 신 감독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프로배구#삼성화재#신치용#박철우#임도헌#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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