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행 통보받은 노경은, 부활 더 절실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2일 06시 40분


두산 노경은은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불펜으로 보직 변경 통보를 받았다. 그는 “내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다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노경은은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불펜으로 보직 변경 통보를 받았다. 그는 “내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다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동아DB
무명선수로만 9년…“어떻게 올라온 자린데”
송일수감독 “2군에 노경은 만한 투수 없다”

두산 노경은(30)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불펜행 통보를 받았다. 2012년 12승6패·방어율 2.53, 지난해 10승10패·방어율 3.84를 기록하며 선발진을 든든히 받쳐주던 국가대표급 우완투수가 추락한 것이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노경은을 2군에 보내지 않고 불펜으로 보직 변경했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송 감독은 “2군에서 노경은 만큼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가 없다”며 “선발이 불펜으로 옮긴 뒤 경기내용이 좋아지는 것을 자주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선발 복귀 시기는 결정하지 않았다. “불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좋은 모습을 스스로 보여준다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전제했을 뿐이다.

노경은은 모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는 “솔직히 2군은 다시 내려가고 싶지 않다”며 “불펜으로 포지션이 바뀐 것은 2년 만의 일인 것 같다. 내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시즌이 두 달 남짓 지났을 뿐이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노경은은 만년유망주였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기대주였지만 ‘구위는 좋으나 실전에서 약하다’는 혹평을 달고 살았다. 2군 무명선수에서 한국프로야구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기까지 무려 9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2군에 다신 내려가기 싫다”는 그의 말은 단순히 ‘2군행이 싫다’는 의미가 아닌 것이다. 힘들었던 그때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절실함이 묻어있다. 1군 무대가 여전히 간절한 노경은이 절치부심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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