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7일 쿠어스필드 콜로라도전 관전포인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5일 06시 40분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1. 비거리+11m·팀 OPS 8할대
2. 낮은 컨트롤…직구 구속 관건
3. 청주구장 경험·5일 휴식 호재

LA 다저스 류현진(27·사진)이 7일 오전 9시15분(한국시간) ‘투수의 무덤’ 쿠어스필드 데뷔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 진출 2시즌 만에 첫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올라 시즌 7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만찮다. 콜로라도의 강타선뿐만 아니라 쿠어스필드라는 독특한 야구장이 류현진의 앞길에 버티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는 해발 1610m 고지대에 위치해 타구의 비거리가 평지보다 평균 11.2m 더 늘어난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홈런이 될 수 있는 야구장으로 투수들에게는 악몽 같은 곳이다. 그러나 류현진에게는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장소 ‘한국의 쿠어스필드’ 청주구장 등판 경험이 있다.

아직 LA 다저스나 돈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의 7일 콜로라도 원정경기 등판을 공식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그러나 현재 선발등판 순서를 보면 쿠어스필드 등판은 확정적이다.

● ‘해발 0m’의 쿠어스필드는 청주구장·목동구장보다 작다?

200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 조사결과 해발 1610m인 쿠어스필드의 타구는 평지보다 평균 11.2m 멀리 날아간다. 쿠어스필드 펜스는 왼쪽이 106m, 중앙 126m, 오른쪽 107m로 큰 규모다. 그러나 해발 0m구장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다. 타구의 비거리를 기준으로 야구장 크기를 환산할 경우 쿠어스필드는 왼쪽이 94.8m, 중앙 114.8m, 오른쪽 95.8m인 야구장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작은 구장으로 꼽히는 목동(좌·우 98m, 중앙 118m)보다 작다.

한국프로야구 ‘투수의 무덤’ 청주구장과 비교하면 어떨까. 한화의 두 번째 구장 청주는 좌우가 99m, 중앙이 110m다. 좌우에 비해 가운데가 매우 짧아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넘어가는 홈런이 많이 쏟아진다. 외야 펜스가 깊은 타원형이 아닌 사실상 일직선에 가깝게 느껴져 보이는 시선만으로 투수를 압박한다.

● 류현진, ‘한국의 쿠어스필드’ 청주에서 17K 신기록 달성

그렇다면 류현진은 ‘한국의 쿠어스필드’ 청주구장에서 어떤 성적을 올렸을까. 류현진은 한국에서 7시즌 동안 청주구장에 총 11번 선발등판했다. 성적은 7승2패 방어율 3.25다. 승수는 많지만 방어율은 류현진의 한국프로야구 평균 2.80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한국리그를 평정한 류현진이었지만 청주구장에서는 5실점 이상 대량 실점한 경기가 4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2007년 6월 9일 LG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청주에서 전설적인 투수인 최동원, 선동열을 뛰어넘는 한국프로야구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류현진은 2011년 5월 11일 청주에서 LG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았다. 한국프로야구 정규이닝 최다 삼진이었다.

● 류현진 “쿠어스필드? 뭐 청주에 비하면 잠실급이네”

류현진은 지난해 두 차례 쿠어스필드 등판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6월 발목부상, 9월 로테이션 변동으로 마운드에 오르 지 못했다. 동료들과 함께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투수의 무덤’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류현진의 강점 중 하나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훨씬 덜 예민하고 낙천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쿠어스필드를 처음 찾았을 때도 “뭐 청주에 비하면 잠실급이다. 고지대라서 그런지 날씨가 춥고 숨도 차지만 공을 던지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쿠어스필드라도 크게 대단할것은 없다는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도 종종 쿠어스필드에서 무너지곤 한다. 낮게 제구하지 않으면 홈런 맞을 확률이 높다. 이를 지나치게 의식했을 땐 오히려 경기를 더 망칠 수도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홈런 공포가 더 큰 청주구장에서 쌓은 든든한 경험이 있다.

● 콜로라도 팀 OPS 8할 강타선을 넘어라

류현진이 상대하는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OPS(장타율+출루율)가 8할(4일 현재)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선이다.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8개 팀의 OPS가 6할대다. 그만큼 콜로라도의 파괴력은 뛰어나다. 팀 홈런(73개), 팀타율(0.284), 팀 출루율(0.334) 등도 모두 내셔널리그 1위다. 타자 천국 쿠어스필드의 힘이기도 하지만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타율 0.350·14홈런),

외야수 찰리 블랙몬(타율 0.310·10홈런)등의 활약은 빼어나다. 특히 홈런 뿐 아니라 35경기 이상 출전한 타자 중 3할 이상타율을 무려 7명이 기록할 정도로 정확도도 뛰어나다.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강타선을 상대하지만 류현진은1일 피츠버그전 이후 4일이 아닌 5일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류현진의 흥미로운 시즌 7승 도전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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