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박주영 유럽 생존열쇠, 브라질월드컵 활약에 달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6일 06시 40분


아스널이 박주영(가운데)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박주영은 사실상 무적 신분의 선수가 됐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박주영이 25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이청용(오른쪽) 등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아스널이 박주영(가운데)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박주영은 사실상 무적 신분의 선수가 됐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박주영이 25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이청용(오른쪽) 등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아스널과 끝내 결별…위기를 기회로?

올 여름 이적시장 자유이적 선수로 풀려
아스널이 아무 조건없이 풀어줬을지 의문
이적료 일부 보상 받는 옵션 포함 가능성
전 세계 스카우트들 앞에서 눈도장 절실


박주영(29)이 아스널과 결별을 앞두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24일(한국시간) 2014∼2015시즌 여름 선수이적시장을 앞두고 각 클럽이 확정한 자유이적(Free transfer) 명단을 공시했다. 아스널은 니클라스 벤트너, 박주영 등 6명의 이름을 제출했다. 이는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의 소유권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명단 공시가 곧 이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원 소속팀에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스널이 선수의 가치를 높이 사지 않는데다, 박주영도 잔류가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올 여름 이적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 해소된 계약기간에 대한 궁금증

스포츠동아는 박주영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에 임대된 올해 초 아스널에 양자간 계약기간에 대해 문의했다. 아스널은 계약이 2015년 6월까지라고 확인했다. 반면 박주영 측은 “2014년 여름까지”라고 밝혀 의문을 남겼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끝난 선수를 굳이 ‘자유이적’ 명단에 포함시킬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이 궁금증은 해소됐다.

결별은 예고돼 있었다. 영국 언론은 오래전부터 “아스널의 살생부에 박주영이 포함됐다”고 보도했었다. 존재감이 전혀 없었다. 박주영은 2011∼2012시즌 아스널에 입단했지만, 불운의 연속이었다.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정규리그는 한 차례였고, 한 골을 넣었다. 이후 항상 임대 신분이었다. 셀타 비고(스페인)에서 2012∼2013시즌 22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지만 성공은 아니었다. 2013∼2014시즌 아스널로 복귀해 컵대회 1경기에 출전한 뒤 왓포드로 임대돼 2경기에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쳤다. 봉와직염(피부의 균이 상처에 침투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지난달 조기 귀국해 논란을 낳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 전, 축구대표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도 하에 개인훈련을 해 특혜시비를 불렀다. 박주영은 “국민이 원하지 않는데 월드컵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격려를 당부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불편하다.

● 더 절실해진 월드컵 활약

박주영의 이적에서 가장 큰 관건은 ‘아스널이 아무 조건 없이 풀어줬느냐’다. 박주영은 독일-프랑스-터키 클럽들과 접촉하며 아스널 탈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40억원(추정)에 달하는 고액 연봉이 항상 걸림돌이었다. 왓포드 임대도 연봉 일부를 아스널에서 보전해주면서 성사됐다.

유럽축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월드컵 시즌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적에 아무런 조건이 없을 것 같진 않다. 그랬다면 (아스널이) 진작 풀어줬을 것이다. 많은 이적료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보상받는 옵션을 포함시켰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자유이적’은 FA(자유계약선수)다. 당연히 이적료 없이 떠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박주영이 브라질월드컵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아스널 소속이지만 사실상 ‘무적(無籍)’에 가깝다. 박주영은 유럽에서 명예를 회복하길 희망한다. 단순한 바람이 되지 않으려면,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운집할 브라질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당당히 아스널과 헤어져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