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실점 패전 원인 분석해보니, 직구 구속 평균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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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이례적으로 28일 콜로라도전에서 5이닝 9피안타 6실점한 류현진의 저조한 구속을 언급했다. "직구의 구속이 빠르지 않으면 체인지업이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패했을 때 직구 구속을 놓고 실점의 원인으로 지적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변화구가 날카롭지 않다거나 제구력을 지적했다.

사실 류현진의 컨디션 상태를 척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게 1회 직구 구속이다. 1회 직구 빠르기가 평균 146km(91마일)로 측정되면 타자를 압도한다. 류현진이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그랬다. 그러나 141km(88마일)이 전광판에 찍히면 고전이 예상된다. 실제로 3,4실점을 내주는 경기들이 주를 이뤘다. 콜로라도전에서 1회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141km(88마일), 142km(89마일)였다. 한 두 개는 146km(91마일), 147km(92마일)가 나왔지만 평균 직구의 구속은 141km였다.

류현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처럼 강속구로 타자를 요리하는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과 구속의 완급조절로 타자를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직구의 스피드는 146, 147km로 뒷받침돼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의 레퍼토리가 위력을 떨친다. 콜로라도전에서는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대량실점을 했던 것이다. 6회 강판의 빌미가 된 조시 러트리지의 3점 홈런은 직구 142km였다. 볼도 높아 7번 타자인 러트리지도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좋은 코스였다. 러트리지의 2014년 첫 홈런이었다.

류현진의 콜로라도전 구속 저하가 장기 레이스를 하다보면 간혹 나올 수 있는 것인지 4일 휴식 후의 정상 로테이션 때 드러난 것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4일 휴식 후 등판은 단 3경기에 불과해 구속을 분석하기가 애매하다. 똑같이 4일 휴식 후 등판했던 지난 23일 필라델피아전도 구속은 콜로다도전과 비슷했으나 제구력이 뒷받침돼 별 문제가 없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매우 빠르게 느껴지지만 실질적으로 측정하면 선발투수의 평균 구속은 147km정도다. 불펜투수들은 선발보다 훨씬 빠른 볼을 갖고 있다. 류현진의 구속도 메이저리그 평균급이다. 하지만 콜로라도전에서는 평균보다 떨어졌던 터라 집중 9안타를 허용하고 6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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