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고생 석 달 이용대, 몸 추슬러 전화위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자격정지 징계 풀려 소속팀 합류
작년 24개 대회나 출전 강행군
공백기 체력 다져 부상회복 도움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6·삼성전기·사진)에게 지난 3개월의 시간은 어쩌면 30년만큼 길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이용대는 올 1월 도핑 테스트 회피 혐의로 2년 후배 김기정(삼성전기)과 함께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뒤 15일 징계 철회 발표로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징계 직후 심한 충격에 빠져 두문불출했던 그는 다시 라켓을 휘두르며 기약 없이 복귀 시기를 기다려왔다. 최근에는 경남 함안에서 열흘 동안 김기정과 함께 전문 피지컬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야산을 달리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 기구와 씨름하며 체력 강화에 집중하다 상경했다.

16일 그동안 떠나 있어야 했던 수원 삼성전기 체육관에서 팀 동료들과 합류한 이용대는 “밖에 있어 보니까 우리 팀 환경이 얼마나 좋았는지 알겠더라”라며 한층 여유를 찾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에는 스트레칭과 라켓 운동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하루 4∼5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용대는 권승택 삼성전기 감독에게 “바로 대회에 나갈 수 없느냐”며 코트를 향한 갈증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음 주 김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 아시아선수권과 5월 1일 개막하는 안동 종별대회는 이미 출전 엔트리가 마감돼 실전 복귀는 5월 중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권승택 감독은 “용대와 기정이가 의욕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비롯한 중요 대회를 앞두고 전화위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20개 국제 대회를 포함해 24개 대회에 출전하며 체력이 고갈됐던 이용대에게는 연초 공백기가 오히려 잔부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배드민턴의 스포츠 외교력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징계를 주도한 BWF 집행부에는 2009년 물러난 방수현 이후 한국인 이사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5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BWF 회장을 관둔 뒤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용대#배드민턴#도핑 테스트#체력 강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