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위의 아우… 문태영 MVP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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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평균 20득점 넘는 활약

형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늘 따라다녔던 문태영(36·모비스)이 이번에는 형 문태종(39·LG)을 넘어섰다. 문태영은 10일 모비스의 4승 2패 승리로 끝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문태영은 기자단 MVP 투표에서 전체 81표 중 73표를 얻었다. 혼혈 선수가 챔프전 MVP로 뽑힌 건 문태영이 처음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문태종, 태영 형제는 어린 시절 집 뒷마당에서 농구를 할 때부터 형이 늘 앞섰다. 형제는 외국인 우수 인재의 복수 국적 취득이 가능해지면서 2011년 7월 정부로부터 특별 귀화를 허가받아 함께 한국 국적을 얻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형의 몫이었다. 국제농구연맹이 국가대표팀에 귀화 선수를 1명만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해 둘 다 태극마크를 달 수는 없었다.

매번 형의 그늘에 가렸던 문태영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문태영은 1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0득점과 9리바운드의 활약으로 기선 제압에 앞장선 것을 시작으로 챔프전 6경기에서 모두 20점 이상을 넣었다. 문태영은 “지금의 기분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환상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형이 워낙 농구를 잘해 형과의 대결은 항상 신경이 쓰인다. 거칠게 몰아붙이면 형이 빨리 지칠 것 같아 이번 챔프전에서 강하게 수비했다”고 말했다.

문태영은 2년 연속 우승반지에다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면서 2009년 한국 무대를 밟은 이후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창원=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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