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전남 라커룸에 붙은 신한불란·겸병필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10일 06시 40분


9일 수원 원정에 나선 전남의 라커룸 입구에 붙어있는 신한불란-겸병필승 사자성어. 남자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같은 날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자신들의 우승 원동력으로 꼽은 원칙이라는 점에서 더욱 재미를 준다.
수원|남장현 기자
9일 수원 원정에 나선 전남의 라커룸 입구에 붙어있는 신한불란-겸병필승 사자성어. 남자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같은 날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자신들의 우승 원동력으로 꼽은 원칙이라는 점에서 더욱 재미를 준다. 수원|남장현 기자
‘신한불란(信汗不亂), 겸병필승(謙兵必勝).’

7시즌 연속 남자프로배구 정상을 밟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우승 원동력으로 꼽은 사자성어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를 1995년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고(故) 오기 아키라 감독이 남긴 이 명언은 ‘땀을 믿으면 결코 흔들림이 없고, 겸손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도 크게 걸려 있는 이 문구가 신 감독의 소개 이후 국내스포츠계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정상에 섰을 때 가장 많은 바람이 부는 법”이라며 제자들에게 늘 변함없는 훈련과 땀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신 감독은 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배구단 성공의 비결을 이 사자성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도 이 사자성어가 등장했다. 수원 삼성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 전남 드래곤즈 라커룸에서였다. 테이프로 붙인 A4 용지 한 장짜리 작은 글귀에 불과했지만, 전남 선수단의 의지를 담아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전남이 정규리그 6라운드까지 3승2무1패(승점 11)로 수원(2승2무2패·승점 8)보다 앞서고, 지난해 2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1무로 우위를 지켰어도 객관적 전력에선 아무래도 수원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전남의 핵심 멤버 3명은 이번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베테랑 수비수 현영민과 미드필더 이승희는 경고누적 3회로, 용병 공격수 스테보는 전 소속 팀(수원)과의 계약조건에 따라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새 얼굴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전남 하석주 감독은 “늘 투입되는 선수들만 뛰면 수를 읽힌다. 오히려 상대가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 각오대로였다. 전남은 한 수 위의 수원과 대등하게 맞섰다. 비록 0-1로 석패했지만 이날의 결과를 떠나 지금껏 전남이 흘린 땀방울은 언젠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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