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 허리 통증에도 배팅볼 던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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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4월 5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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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호(29)가 4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배팅볼 투수로 변신했다. 경미한 허리 통증을 안고 있음에도 자청해 배팅볼을 던진 이유가 있다.

김재호는 이날 선발 출전명단에 이름이 빠졌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개막 이후 5경기 내내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았지만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1승2패한 뒤 선수를 교체했다. 유격수 자리에 김재호 대신 허경민(24)을 넣었고, 중견수에 정수빈(24) 대신 장민석(32·넥센→두산 트레이드)을 투입했다. 송 감독은 “김재호는 타격이 좀 좋지 않고, 정수빈은 낮은 볼에 방망이가 자꾸 따라 나가서 휴식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호는 사실 경미한 허리 통증을 안고 있다. 개막전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정상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이 정도 통증은 선수들이 모두 안고 있다. 뛰어야한다”며 이를 악물었지만 경기는 맘대로 안 풀렸다. 지금까지 안타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역할을 안 한 것은 아니다. 희생플라이로 2타점을 올렸고, 희생번트도 2개를 성공시키며 팀에 도움을 줬다.

김재호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뒤에도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타자들이 배팅케이지에서 프리배팅 훈련을 할 때 배팅볼 투수를 자청한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호가 중학교 때까지 투수를 했다”며 “공이 직선으로 날아간다. 타자들이 훈련하기 딱 좋은 공을 던진다”고 귀띔했다. 김재호는 허리가 좋지 않은데도 배팅볼 투수를 자청한 이유에 대해 “오늘 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며 “내가 할 일이 뭐가 없을까 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그가 배팅볼을 던질 때 두산이 승리하는 날이 많았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일종의 징크스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역시 팀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던 그다. 두산은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1승2패를 하고 홈구장으로 돌아왔다. 2패 모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내상을 입었다. 김재호는 배팅볼을 던지며 팀의 승리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이날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대거 5실점하며 패하고 말았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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