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열 감독 “중고교 우수한 재목 발굴 더 힘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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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종섭 키운 최경열 한국전력 감독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고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났다. 마치 마라톤 풀코스 완주자와 마주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인 최경열 한국전력 육상 감독(56·사진)이었다.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5회 동아마라톤에 한전 소속의 심종섭(23), 정진혁(24), 신현수(23)를 출전시킨 그는 이날 42.195km를 직접 뛰는 듯한 마음으로 레이스를 지켜봤다고 했다. “더 빨리 달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지난해 이 대회를 통해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심종섭은 1년 만인 이날 국내부 1위를 차지해 스승을 기쁘게 했다. 1963년 창단한 전통의 육상 명문 한전에 1977년 입단한 최 감독은 마라토너로 활약하다 1985년 은퇴 뒤 지도자로 변신했다. 30년 넘게 한전을 지키며 1986년 이 대회 여자부 우승자인 김미경, 1992년 당시 국내 코스 최고인 2시간9분30초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김재룡, 2000년을 전후로 2시간 8분대 기록을 세운 백승도 등을 길러냈다.

심종섭은 최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북체고 시절부터 눈여겨봤다. 지난겨울 제주에서 하루 3시간 이상의 지구력 훈련을 잘 소화해 냈다. 성격이 온화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심종섭은 이번 우승으로 9월 인천 아시아경기 출전이 유력해졌다. 앞으로 5000m를 14분 이내에, 1만 m는 28분 30초 이내에 뛸 수 있도록 스피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 감독은 “신인 발굴을 위해 중고교에 우수 코치가 많아져야 한다. 한국 선수들은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재목만 찾으면 언제든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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