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은 가뿐, 니콜 보러 코트 찾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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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에이스 맹활약에도 승점 1 모자라 PO좌절에 눈물

도로공사 니콜
도로공사 니콜
야구에서 ‘에이스’는 보통 제1 선발 투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에이스와 제1 선발은 다르다. 고(故) 최동원을 두고 그저 “프로야구 롯데 제1 선발이었다”고 쓰는 건 그가 한국 야구사에 남긴 족적을 설명하지 못한다. 최동원은 에이스였다.

“승리를 만드는 건 스타가 아니라 팀워크”라는 말은 맞다. 그런데 팀워크는 에이스가 만든다. “동원아, 여기까지 왔는데 우짜노”라는 말에 최동원은 1984년 기어코 한국 시리즈 7경기에 모두 등판해 4승을 거뒀다.

프로배구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선수가 각 팀 제1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몰방(沒放) 배구가 트렌드처럼 굳어졌지만 에이스라고 부를 만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여자부 도로공사 니콜(28·미국)은 확실한 에이스다. 도로공사는 배구 팬들이 ‘니콜공사’라고 부를 만큼 니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부터 그랬다. 니콜이 지난 시즌 남녀부를 통틀어 당시 최고 기록이었던 한 경기 55득점(현재 2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거꾸로 도로공사에 그만큼 믿을 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니콜은 11일 경기에서도 52득점(역대 3위)을 올렸다. 이 경기에서 후위 13점, 블로킹 6개, 서브에이스 3개를 성공하며 개인 통산 10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조금도 기쁘지 않다.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팀이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을 치르는 바람에 승점 2점을 얻는 데 그쳐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도로공사 경기가 끝나면 사인을 모두 해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니콜을 기다린다. 니콜은 일일이 눈을 맞추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니콜이 그저 ‘용병’이 아니라 언니 자격으로 동료 선수들을 다독이는 모습에 팬들은 감동했다. 도로공사 팬들이 내년에도 계속 니콜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13일 경기에서도 니콜은 25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도로공사는 인삼공사에 0-3(23-25, 22-25, 17-25)으로 패했다.

안산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러시앤캐시가 3-2(25-23, 21-25, 17-25, 25-22, 15-11)로 삼성화재를 꺾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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