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 “한 번 정도는 져줄 수 있다” 날선 설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1일 07시 00분


■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SK 향해 돌직구
모비스 유재학 감독 “아무나 올라와라”
PO 출전 6개팀 사령탑 저마다 필승의지

정규리그 우승 LG 김진 “다 껄끄러워”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정규리그 1위 LG와 2위 모비스가 나란히 4강 PO(5전3승제)에 선착한 가운데, 전자랜드(4위)-kt(5위)가 12일, SK(3위)-오리온스(6위)가 13일 먼저 6강 PO(5전3승제)에 돌입한다. 6개 팀이 대권을 꿈꾸고 있지만,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우승컵은 오직 하나.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받은 PO 출전 6개 팀 사령탑과 대표선수들의 필승의지를 들여다봤다.

● ‘모범답안’으로 일관한 LG-전자랜드-kt

올 시즌 창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LG 김진 감독은 하루 전 우승의 감흥이 채 가시지 않은 듯한 표정 속에서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모범답안으로 일관했다.

4강 PO에서 전자랜드-kt전의 승자와 맞붙는 김 감독은 ‘어느 팀이 편한가’라는 질문에 “모든 팀이 다 껄끄럽다”며 슬쩍 비켜간 뒤 “우리가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 전창진 감독도 “전자랜드는 잘 알려진 대로 끈끈한 팀”이라며 “배울 것은 배우도록 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그나마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만 “올 시즌 모비스에게는 1번 밖에 못 이기고 LG에는 2번 이겼으니 이번 대진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모비스가 아니라 LG를 4강 PO에서 만날 수 있는 것에 대한 반가운(?) 속내를 털어놓았다.

● 날 선 신경전 펼친 모비스-SK-오리온스

반면 4강 PO 대진표 상에서 반대쪽에 포진한 3개 팀 사령탑들은 상대적으로 솔직했다. 때로는 상대팀을 자극하는 발언도 나왔다. 4강 PO로 직행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와 오리온스 중 어느 팀과 만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아무나 올라와도 상관없다”고 단언했다. 오리온스보다 순위가 높은 SK가 올라오더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규리그 2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정규리그 1위 SK를 물리쳤던 지난 시즌의 재현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듯도 했다.

분위기를 더욱 달군 쪽은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SK와의 6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오심 등의 불미스런 일을 겪으며 6번 모두 패했던 추 감독은 “우린 SK에 빚이 있어 갚아주고 가야 한다.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추 감독은 “한 번 정도는 져줄 의향이 있다. 3승1패로 우리가 (4강 PO에) 올라갈 것”이라며 SK에 강공을 거듭했다.

SK 문경은 감독도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않았다. 문 감독은 ‘6강 PO가 몇 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세 번에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오리온스 기죽이기에 나선 뒤 “LG보다는 모비스를 더 잘 안다. (4강 PO에서 만날 상대로) 굳이 결정한다면 LG보다는 모비스를 택하겠다”며 모비스에도 견제구를 날렸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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