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잡은 박주영 “팀에 녹아들도록 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5일 03시 00분


6일 그리스전 대표 합류한 박주영
“경기감각 부족 잘 알고 있다… 내 모든 것 보여주고 난 뒤
코칭스태프 판단 기다릴 뿐”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앞둔 3일 그리스 아테네 파니오니오스 스타디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실시된 축구대표팀 훈련에 참가한 박주영.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앞둔 3일 그리스 아테네 파니오니오스 스타디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실시된 축구대표팀 훈련에 참가한 박주영. 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주영(29·왓퍼드)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45)이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6월 이후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박주영은 그리스와의 평가전(6일 오전 2시·MBC 중계)을 앞둔 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내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박주영을 뽑은 홍 감독도 지난달 19일 그리스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얘기했던 원칙과는 다른 결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그리스전이 박주영 선수를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으로 선발했다”고 얘기했다. 홍 감독이 말한 그동안의 원칙이란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경기 감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자신의 경기 감각에 대해 “부족할 것이다. 변명하지 않겠다”며 솔직하게 인정했다. 홍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줄곧 벤치 신세였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유럽 축구 겨울 이적 시장 마지막 날인 1월 31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퍼드로 팀을 옮겼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2부 리그로의 이적을 결심했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를 한 번 주기로 했다”며 지난해 2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대표팀을 떠나 있던 박주영을 뽑았다. 이 같은 홍 감독의 배려에 대해 박주영은 부담이 작지 않다. 박주영은 “월드컵을 앞두고 얻은 마지막 기회라 부담도 있다. 그렇다고 무리할 생각은 없다. 팀에 녹아드는 선수가 되겠다. 내가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준 다음 코칭스태프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일본과 함께 브라질 월드컵 본선 C조에 속한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로 한국(61위·H조)보다 한참 위다. 하지만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승 1무로 앞서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2-0으로 이겼다. 그리스 선수 중 A매치 131경기에서 10골을 넣은 미드필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풀럼)와 7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공격수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PAOK)가 위협적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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