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리 사장 “한국 골퍼 입맛 맞춰 클럽 성능 계속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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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던롭스포츠 노지리 야스시 사장

노지리 야스시 일본 던롭스포츠 사장이 던롭 젝시오의 8번째 모델 ‘젝시오8’ 드라이버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던롭 사장들은 대체로 골프를 잘못 쳐서 치기 쉬운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노지리 야스시 일본 던롭스포츠 사장이 던롭 젝시오의 8번째 모델 ‘젝시오8’ 드라이버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던롭 사장들은 대체로 골프를 잘못 쳐서 치기 쉬운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골프용품업체 최고경영자(CEO)는 골프를 잘 쳐야 할까.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CEO의 스코어가 낮을수록 도움이 될지 모른다. 40년 가까운 구력에 베스트 스코어가 80타라는 일본 던롭스포츠 노지리 야스시 사장(60)의 핸디캡은 24로 90대 중반 타수 수준이다. 던롭 젝시오의 8번째 모델인 ‘젝시오8’ 론칭을 위해 최근 방한한 노지리 사장은 “던롭 사장들은 대체로 잘 치지 못했다. 그 대신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 즐겁고 치기 쉬운 제품에 주력한 게 성공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장의 골프 실력이 뛰어나다 보면 아무래도 자신의 취향을 제품에 반영하기 쉬운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노지리 사장의 논리는 잘 맞는 것 같다. 젝시오 드라이버가 2000년 첫 출시 후 14년 연속 일본 판매 1위를 기록하며 효자 브랜드가 됐으니까. 국내에서도 지난해 젝시오7이 조기 완판돼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다.

노지리 사장은 “박인비 최나연 최경주 같은 세계 정상의 프로들과 인연을 맺은 게 매출 증대에도 큰 힘이 됐다. 일본에서도 이 선수들의 인지도는 높다”며 고마워했다. 박인비는 던롭 젝시오 클럽과 스릭슨 볼(Z-스타)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나연과 최경주 역시 박인비와 같은 공을 쓰고 있다.

1977년 던롭스포츠의 모태인 타이어 회사 스미토모고무(SRI)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영국, 미국, 중국 지사를 거쳐 2011년 현직에 부임한 노지리 사장은 한일 골퍼의 차이에 대해 조예가 깊다. “일본 골프 인구가 고령화 경향을 보이는 반면 한국의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낮다. 클럽 교체 주기도 한국이 일본보다 1, 2년 빠르다.” 던롭은 연령대와 성별이 다양한 한일 골퍼 1000명의 스윙을 분석해 한국이 일본보다 평균 헤드 스피드가 시속 4∼5km 빠르다는 결과를 얻은 뒤 한국 전용 샤프트를 장착한 현지화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노지리 사장은 “젝시오는 편하게 멀리 경쾌하게 친다는 세 가지 성능에 집중해 진화를 거듭했다”며 “젝시오8 드라이버는 헤드 무게를 늘리고 그립은 가볍게 해 헤드 스피드 극대화로 5야드 이상의 비거리 증대를 꾀했다”고 밝혔다. 최적의 타구음을 실현하기 위해선 헤드 설계 단계부터 컴퓨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음역대를 뽑아냈다. 노지리 사장은 “300명에게 시타를 하게 한 결과 이전 제품보다 비거리가 평균 5.5야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내 비거리는 10야드가 더 나갔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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