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대되는 골프스타] 백규정 “한번뿐인 신인왕 놓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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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0일 07시 00분


‘루키’ 백규정이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2014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제공|KLPGA
‘루키’ 백규정이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2014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제공|KLPGA
2013년 국내 프로골프 무대에선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KLPGA 투어 3관왕을 휩쓴 장하나(21·KT)와 ‘역전의 여왕’으로 돌풍을 일으킨 김세영(20·미래에셋), 남자골프의 새 희망으로 급부상한 김태훈(28) 등은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남녀 골프계를 평정했다.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스타도 있다. 2014년엔 유독 새로운 스타 등극을 노리는 유망주, 그리고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스타들이 많다. 단단한 채비를 하며 겨울나기에 돌입한 스타들을 만나봤다.

1. 백규정

스윙잉스커츠 데뷔전서 공동4위 맹활약
유도·씨름선수 출신 아버지 근성 닮은꼴
승마로 키운 강심장…“떨어본 적 없어”
“지를때 지르는 나만의 골프 보여줄 것”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 또 한 명의 무서운 10대가 등장했다. ‘새내기’ 백규정(19·CJ오쇼핑)이 바로 그 주인공.

백규정은 11월22일 끝난 KLPGA 시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했다. 6일부터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열린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백규정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화끈하고 시원한 경기로 여자골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 “화끈한 골프 선보일 것”

“돌아가지 않는 정면승부로 화끈한 골프를 선보이겠다.”

백규정이 골프채를 잡은 건 7살 때다. 연필보다 먼저 골프채를 잡은 셈이다. 부친 백진우(49) 씨는 확고했다. “딸을 낳으면 골프, 아들은 야구를 시키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백 씨의 말대로 딸은 프로골퍼가 됐고, 아들은 고등학교에서 야구선수를 하고 있다.

딸은 아버지를 닮았다. 부친 백씨는 젊은 시절 유도와 씨름선수를 했다. 그래서 성격이 화통하고 승부근성이 강하다. 딸의 골프는 그런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백씨는 “벙커가 있다고 돌아가거나 물이 있다고 겁내지 않는 게 딸의 스타일이다. 너무 강하다는 말도 들었지만 짧게 쳐서 3퍼트를 할 바에는 길게 쳐서 3퍼트 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게 나와 딸의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프로 무대에서도 밀고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딸의 배짱을 키우기 위해 특별 교육을 시켰다. 그 중 하나가 승마다.

“초등학교 때 배짱과 담력을 키워주기 위해 말을 태웠다. 처음에는 겁을 내 잘 타지 않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니 혼자서 전력으로 달리며 말 타기를 즐겼다. 그것 말고도 별의별 일을 다 시켜봤다.”

그래서인지 백규정은 두둑한 배짱이 장기다. 그는 “아무리 큰 경기라고해도 떨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지금은 적당한 긴장감을 느끼는 게 즐겁다”면서 “화끈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지를 때 지르는 나만의 골프를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 “목표는 신인왕…놓치지 않겠다”

국가대표 생활은 1년이 전부다. 그러나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백규정은 지난해 10월 터키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김효주, 김민선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는 ‘가면 무조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여유를 부렸다. 대회 전까지도 금메달은 떼 논 당상으로 여겼다.

“첫날 공동 7위로 출발했다. ‘어,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에 다음날부터 정신을 바짝 차렸다.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는데 최종일 경기에서 위기가 왔다. 믿었던 효주와 민선이가 부진했다. 다행히 효주가 후반들어 제 컨디션을 찾았고, 나도 좋은 성적으로 뒷받침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국가대표 3인방으로 불린 백규정과 김효주, 김민선은 아마추어 마지막 무대를 멋지게 장식하며 프로의 길로 첫 발을 내디뎠다

아마추어로 프로 무대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정규투어로 직행한 반면, 백규정과 김민선은 드림(2부)과 점프(3부)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쉽게 생각했다. 정규투어도 아니고 2부 투어니까 만만하게 봤다. 그런데 처음 출전한 점프투어에서 받아든 상금이 고작 20여만 원 뿐이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됐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드림투어 2차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다시금 마음을 잡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요즘 아마추어 때보다 더 열심히 연습한다. 실력만 믿고 대충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4시즌 KLPGA투어에선 역대 유례없는 신인왕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백규정을 비롯해 김민선, 고진영, 하민송, 오지현 등 고교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신예들이 대거 KLPGA 무대로 진출한다.

백규정은 “당연히 목표는 신인왕이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규정. 사진제공|CJ오쇼핑
백규정. 사진제공|CJ오쇼핑

● 백규정은?

생년월일: 1995년 10월5일생
학력: 구미현일고 졸업 예정, 연세대 진학 예정
신장: 173cm
소속: CJ오쇼핑
경력: 국가대표 상비군(2008∼2012년)
국가대표 (2012년), 2011 한국여자아마선수권 우승, 2012 세계아마추어 골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2013 KLPGA 드림투어 상금랭킹 4위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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