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천구, 축구사랑 고교생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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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병행 가능한 ‘양천 FC’… 해체된 팀 선수나 후보들 주축
실력도 좋아 2일 왕중왕전 출전

해체된 부천 정명고와 전국에서 모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올 3월 창단한 양천 FC는 서울 양천구가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아마추어 축구팀이다. 10월 30일 경기 고양고교 운동장에서 고양고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용제 단장(왼쪽)과 선수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해체된 부천 정명고와 전국에서 모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올 3월 창단한 양천 FC는 서울 양천구가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아마추어 축구팀이다. 10월 30일 경기 고양고교 운동장에서 고양고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용제 단장(왼쪽)과 선수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 할 고등학생 서울 양천구로 모여라!’

올해 초 축구명문 부천 정명고가 해체되자 박창현 감독(47)은 축구계 선배 이용제 씨(54)를 찾았다. 동국대와 서울신탁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서울 양천구에서 유소년축구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던 이 씨는 갑자기 팀을 잃은 선수들을 위해 양천구를 설득해 18세 이하 양천 FC를 창단하며 단장을 맡았다.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해 기존 학원축구와는 전혀 다른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에 따라 탄생하게 됐다.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학원축구에서 벗어나 즐겁게 축구와 공부를 병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지자체가 만든 첫 아마추어 축구팀이다.

시작은 정명고 출신이 주축이었지만 현재는 34명 중 60% 이상이 전국에서 소문 듣고 찾아온 선수들이다. 전 소속팀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거나 축구만이 아닌 공부도 하고자 하는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양천구내 각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모두 마친 뒤 인근 해누리축구장 등에서 함께 모여 공을 찬다. ‘모자이크’ 같은 팀이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며 올 시즌 고등부 주말리그 서울 서부지역에서 9개 팀 중 3위를 해 2일 경남 거제에서 개막하는 고등부 왕중왕전에 출전하게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한상빈 등은 서울의 축구명문대 진학을 확정했고 공격수 이만우는 일본 프로축구 3부 리그에 진출했다.

이 단장은 “창단 결정이 늦게 되면서 올해는 구청의 예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내년에는 구가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잘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오후 늦게 훈련하다 보니 조명시설이 안 된 곳이 많아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훈련하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천구#고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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